등 떼밀렸다 항변하지만 골프장·게임업체 등 투자 남발
  • 사행성 배팅을 전문으로하는 대표 공기업인 강원랜드와 마사회의 투자실력이 초라하다.

    지난해 강원랜드의 매출은 1조 6337억원. 전년 대비 8% 가까이 성장했다. 마사회도 7조7822억원의 매출을 올려 1년새 1000억 정도 늘어났다.

    하지만 두 공기업의 지분법적용 수익률은 실망스럽다.

  • ▲ 경주마가 달리는 모습ⓒ한국마사회
    ▲ 경주마가 달리는 모습ⓒ한국마사회


    마사회는 한 언론기관에 200억원을 투자해  9.5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장부가격은 170억원으로 30억원의 손실이 났다. 해당 언론사의 영업손실이 지분투자분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정부)위에서 떨어지는 사업이라 공단의 대표는 무조건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자율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경영성과도 낼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마사회의 지분투자가 애교수준이라면 강원랜드의 투자는 통이 크다.

    강원랜드는 지금까지 10곳의 법인체에 총 3238억원을 투자했다. 작년 말 장부가는 1677억원.

    손실금액만도 1500억원에 이르고 이중 동강시스타, 대천리조트, 태백관광개발공사 등은 장부가가 0 원이다.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거나 만성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 ▲ 하이원 골프장ⓒ강원랜드
    ▲ 하이원 골프장ⓒ강원랜드


    등떼밀려 투자했다는 항변이지만 투자내역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골프장 5곳에1217억원을 쏟아 부었다.

    블랙밸리컨트리클럽 16.55% 150억원, (주)문경레저타운 27.27% 180억원, (주)동강시스타 24,11%  455억원, ㈜대천리조트 28.57% 282억원, 태백관광개발공사 9.23% 150억원 등이다.

    또  ㈜바리오화순 30.54% 200억원, ㈜하이원추추파크 99.60% 750억원, 하이원상동테마파크 100% 434억원 등 콘도회사 3곳에 1384억원을 투자했다.

    강원랜드와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게임개발회사인 ㈜하이원엔터테인머트에도 지분100% 647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투자목적이 폐광지역 회생과 일자리 창출에 목적이 있다” 며 “ 투자(타법인출자)는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주주인 광해공단과 지역단체의 조율하에 이뤄진다”고 해명했다.

    "투자한 10곳 중 5개가 골프회사이다. 강원랜드가 말하는 고용창출·지역경제활성화와 골프장·게임산업은 거리가 먼거 아니냐"는 지적에는 군색한 답변이 돌아왔다.

    "기관장이 바뀔 때 마다 벌어진 일이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지시로 이뤄진 일이라 설명하기 곤란하다"며 "다만 게임관련 업체는 강원랜드와 직접 상과성이 적고 만성적인 적자를 내고 있어 새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고 둘러댔다.

    관련업계는 강원랜드 등 공기업이 해당 업체에 지분만 투자한 것이 아니라 운영유지에 따른 추가 자금이 더 들어 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성 검토가 형식적으로 이뤄지는데다 공공 목적의 경우 대부분 적자상태라 투자비 외 관리비와 시설유지비 등이 끊임없이 발생하는게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공공기관 설립목적중 하나가 지역사회 기여에 있지만, 정작 각종 투자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하는 지 회의적"이라며 "기관 마다 모럴헤저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주민소환제와 같은 제도를 공공기관에도 도입해야 한다"며 "현재 사문화 된 공공기관 법을 고쳐 경영실패에 대해 책임을 주무장관에 요청해 해당기관 대표나 임원진을 고발할 수 있게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