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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한국은행의 고민도 커졌다.
조선·해운업종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칫 신용경색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쓸 수 있는 데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한은 역시 금리를 낮추기 어려워져서다.
지난 17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4월 정례회의록에 따르면 회의참석자들은 경기회복세가 지속된다면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현재 경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오는 6월에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에 최근 미국 달러 가치가 급등하고 상승하던 국제유가는 다시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90원을 넘어섰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한국은행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고민이 커졌다.
그동안은 중국 등 신흥국 경기불안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미국 금리 인상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이런 전망을 토대로 한은이 하반기쯤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늦어지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금융시장 충격이나 신용경색 등의 어려움이 발생하면 한은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구조조정을 지원할 것이라는 게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예상이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종료 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파급되는 실물경제의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은 금리정책을 결정할 때 분명히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전망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다음 달 미국의 금리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한은의 계산이 복잡해졌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내외금리 차가 줄어 국내 증시 등 금융시장에 투자한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출될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금융시장이 우려되는 와중에 외국인 자금까지 빠져나간다면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금융시장에 충격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금리를 올려 우리와 금리 차이가 작아진다면 이런 위기 상황 시 한은이 쓸 수 있는 '실탄'이 부족해지는 것이어서 한은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도 미국 연준의 회의록 발표 이후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가 줄어들고 있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대내여건상 다음 달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미 국채 시장에서 6월 FOMC에 대한 경계심으로 금리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줄어든 한미 금리 차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