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양유업 피해대리점협의회 회장, 전국대리점연합회 회장으로 3년만에 '남양유업' 규탄 집회 주도시위 현장에 남양유업 대리점주는 5명 내외… 알바생까지 동원남양 측 "일부 대리점주, 개인적 부당한 요구 잇따라… 증거 자료 공개할 것"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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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대리점연합회(대표 이창섭)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일 오전 10시 20분부터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남양유업본사 1층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정상윤 기자
지난 2013년 5월, 남양유업 갑질 사태가 터졌을 때 전국민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
약 7년여간 남양유업이 전국 1849개 대리점에 유통기한이 끝나가는 제품이나 주문하지도 않은 제품을 강제로 떠넘기고 그 과정에서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막말을 퍼붓는 등 상식 밖의 '갑질'이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당시 남양유업 제품 불매 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지는 등 을(乙)의 눈물에 온 국민이 아파했고 공감했다.
그로부터 약 3년 뒤인 지난 2일, 남양유업 피해대리점협의회 회장이었던 이창섭 씨가 이번엔 전국대리점연합회 회장으로서 다시 한 번 남양유업 본사 앞을 찾았다.
그는 이번에도 눈물을 쏟아 내며 "남양유업이 상생 협약 후 국민적 관심이 줄자 대리점주를 대상으로 교묘한 보복행위를 하고 있다"며 "남양유업은 국민에게 진정으로 사죄하고 공익기금 환원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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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대리점연합회의 남양유업 규탄 집회 현장에 있었던 50여명의 시위자 중 남양유업 대리점주는 5명 안팎이었고 시위를 위해 동원된 아르바이트생들이 다수 섞여 있었다. ⓒ김수경 기자
어찌된 일인지 이 회장의 눈물과 애절한 호소에도 다른 시위 참가자들은 시종일관 덤덤한 모습이었다.
이날 집회 현장에 있었던 50여명의 시위자 중 남양유업 대리점주는 5명 안팎에 불과했다. 나머진 시위를 위해 동원된 아르바이트생들이 다수 섞여 있었다.
실제 이날 집회가 진행된 현장에서 전국대리점연합회 측은 시위에 동원된 노인들에게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활동비 현금지급 확인서'를 받고 비용까지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들은 이날 집회가 어떤 내용인지조차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전국대리점연합회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남양유업 측은 이들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전 피해대리점협의회 회장이었던 이창섭 씨는 2013년 7월 회사와 상생 협약을 체결한 당사자이며 이 협약에 따라 1000억원에 달하는 보상 약속을 모두 완벽히 이행했다"면서 "또 공정위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은 뒤 발주 시스템과 반송 시스템 등을 개선해 이미 검증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창섭 씨에게도 수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했고 본인의 요청에 따라 대리점 운영권과 대형마트 납품권까지 회복시켜줬다"면서 "보상이 모두 이루어진 뒤 왜 대리점주가 다시 이러한 왜곡된 주장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전했다.
남양유업은 이와 함께 이창섭 씨가 직접 싸인한 합의서를 공개했으며 이창섭 씨가 관련 사태의 초기부터 회사에게 개인적으로 요구한 부당한 사항들을 관련 자료와 함께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측은 "일부 대리점주들이 회사에 부당하게 거액 또는 특혜를 제공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과거의 잣대로 진실이 왜곡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서 이 씨가 흘린 눈물의 진정성에는 물론 의심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3년 전 전국 남양유업 피해대리점주들과 함께 한 마음 한 뜻으로 쏟아냈던 그때의 눈물과는 상당한 온도차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