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내년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정점 전망올해 D램 144% 성장 … 가격 60% 이상 급증 기대자율주행·휴머노이드 수요 탄탄 … 판매자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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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
메모리 반도체 ‘피크’가 뒤로 밀린다는 말이 시장에서 반복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 매출이 2026년 5516억달러로 커진 뒤 2027년 8427억달러(약 1238조3500억원)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업계에선 AI(인공지능) 수요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메모리가 성능과 비용을 좌우하는 병목 자원으로 격상됐고, 수요처가 데이터센터 밖으로 확장되면서 정점이 더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정점은 2027년인데 ‘정점 이후’는 불투명23일 트렌드포스는 2026년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5516억달러로 2025년 2354억달러 대비 134% 커질 것으로 봤다. 2027년에는 8427억달러로 전년 대비 53% 늘어 ‘신고점’을 찍는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상승의 중심은 D램이다. 2026년 D램 매출은 4043억달러로 144%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 전망보다 더 높아진 수준이다.가격 전망은 ‘초강세장’의 체감을 키운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55~60%, 낸드플래시도 33~3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이처럼 가격·매출 ‘동반 점프’ 시나리오가 구체화되자 시장의 관심은 “정점이 언제냐”보다 “정점의 높이와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느냐”로 옮겨가는 분위기다.◇전문가 “HBM이 범용 D램을 잠근다 … 올해는 가격이 더 버틸 것”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이번 초강세장을 ‘수요 급증’만으로 보기보다 ‘생산 배분 변화’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AI 때문에 HBM 수요가 늘면서 한정된 D램 캐파가 HBM으로 이동하고, 그 결과 범용 D램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른다”며 “HBM 자체가 고가여서 매출과 수익이 동시에 커지는 이중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공급 병목도 장비나 특정 공정의 ‘막힘’이라기보다, 고부가 제품으로 캐파가 재배치되면서 범용 제품 공급이 줄어드는 구조에서 발생한다는 진단이다. 트렌드포스 역시 메모리 업체들이 서버·AI용을 우선하면서 수급 갭이 벌어지는 흐름을 언급했다.다만 이 교수는 “올해는 반도체 특성상 투자를 해도 공급이 단기간에 늘기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올해까지는 고공행진 가능성이 높지만 내년에는 어느 정도 균형이 잡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자율주행·휴머노이드가 ‘피크 연장’ 옵션 … 현실화 속도가 관건정점 논쟁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은 수요처가 데이터센터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자율주행은 센서·지도·영상 기반 판단이 핵심이어서 연산뿐 아니라 메모리와 스토리지 부담이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많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감독형 FSD(Full Self-Driving)가 유럽·중국에서 이르면 다음 달 승인될 수 있다"고 밝혔다.휴머노이드 로봇도 ‘수요 옵션’으로 거론된다. 머스크는 이날 휴머노이드 로봇이 2027년 말쯤 판매 가능할 수 있다고 했고, 대규모 확산에는 제조·규제·학습 데이터 등 제약이 따른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로봇·자율주행이 단기간에 메모리 수요를 폭발시키는지 여부는 확정하기 어렵지만, 시장이 정점 이후 하강 경로를 단정하기 어려워진 배경으로는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업계는 결국 공급이 변동성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 가격 신호가 강해질수록 메모리 3사가 증설과 제품 전환 속도를 얼마나 올리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공급이 빠르게 늘면 정점 이후 조정이 앞당겨질 수 있고, 반대로 증설이 지연되면 ‘판매자 우위’가 길어질 수 있다.업계 관계자는 "신규 수요가 기대를 넘어 실제 탑재량 표준을 끌어올릴지도 중요하다"면서 "2026년은 ‘호황의 해’라기보다 메모리가 AI 시대의 병목 자원으로 구조적으로 굳어지는지를 확인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