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일부 DC 계좌 적립 도입, 현금·연금 중 선택 구조일시금 수령 시 공제 40%~45% … 실수령 체감 하락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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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업계 성과급이 ‘억 단위’로 커지면서 보상 경쟁의 초점도 달라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 일부를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계좌에 적립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면서다. 직원 입장에선 성과급을 현금으로 받을지, 연금으로 쌓아둘지 비교해 고르는 선택지가 생겼다. 세전 평균 성과급이 1억4000만원인 상황에서 일시금으로 받으면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 공제가 40%~45%까지 커질 수 있다는 계산이 ‘연금으로 돌리자’는 흐름을 키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연금으로 넣으면 무조건 이득’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DC형은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갈리고, 한 번 선택하면 중간에 바꾸거나 멈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상 체계의 관심이 ‘지급 규모’에서 ‘세후 체감’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성과급 산식 조정 이후 유사한 적립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연봉 8000만원이면 10년 절감액 2869만원

    22일 뉴데일리가 입수한 SK하이닉스 내부 참고 자료(절감 효과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연봉 8000만원 직원'이 경영성과금(PS) 매년 1000%, 성과급 적립비율 20%, 임금인상률 연 3.0%, DC 운용수익 연 2.0%를 가정해 10년간 적립하면 총 2869만원 절감이 가능하다. 여기서 퇴직연금으로 수령하면 357만원을 추가로 절감할 수 있어 총 절감액이 3226만원으로 늘어난다.

    10년 동안 DC에 적립되는 성과급 합계는 9174만원(1년 800만원→10년 1044만원)으로 제시됐다. 절감 항목은 근로소득세 2803만원, 사회보험료 450만원, 운용수익 805만원이다. 다만 퇴직 시점에 반영되는 퇴직소득세 1189만원이 마이너스로 잡히면서 최종 절감액이 2869만원으로 계산됐다. 시뮬레이션에서는 ‘연금수령 시 퇴직소득세 30% 추가 절감’도 담겨 있는데, 이 경우 퇴직소득세가 833만원으로 낮아져(차이 356만원) 총 절감액이 3226만원으로 늘었다. 

    ◇왜 체감이 크나 … 억대 성과급은 ‘통장 찍히는 순간’ 확 줄어든다

    성과급은 근로소득이라 소득세·지방소득세와 사회보험료 공제가 함께 적용된다. 금액이 커질수록 누진세율 구간이 올라가고 공제 항목도 겹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실수령액이 더 크게 줄어드는 일이 생긴다. 억대 성과급이 흔해지자 “받는 돈은 커졌는데, 통장에 찍히는 돈은 덜 늘었다”는 체감이 커졌고, 그 빈틈을 파고든 대안이 ‘현금 대신 연금’이라는 해석이다.

    제도 구조는 단순하다. 성과급 일부를 현금 대신 DC 계좌로 적립할 수 있다. 다만 선택 기회는 제도 도입 시 한 번이며, 가입하면 이후 계속 적립하는 구조라 중단이 제한된다. 반대로 가입하지 않으면 추후 재가입이 제한돼 첫 선택이 사실상 ‘한 번의 결정’이 된다.

    적립 대상도 성과급 전액이 아니다. SK하이닉스 성과급은 당해 지급 80%를 먼저 받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10%씩 지급하는 방식이어서 DC 적립 대상은 당해 즉시 지급분 80%에 한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도는 보상 경쟁의 기준이 ‘총액’에서 ‘세후 체감’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여준다”며 “성과급이 커진 환경에서 현금 수령과 연금 적립이 절세와 노후자산 운용을 포함한 개인 재무 전략의 선택지로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도 성과급 산식 변경 이후 유사한 퇴직연금 계좌 적립 도입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