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점유율 약 50%, 국내 9년 연속 1위초고속 기술·생산효율화, 글로벌 경쟁력 갖춰
  • ▲ 현대엘리베이터 이천 공장의 테스트 타워.ⓒ뉴데일리
    ▲ 현대엘리베이터 이천 공장의 테스트 타워.ⓒ뉴데일리



    1997년 외환위기(IMF) 당시 대다수의 국내 엘리베이터 업체가 미국·유럽 등 외국계 기업에 넘어갔다. 이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는 시장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믿고 끝까지 생존의 끈을 놓지 않았다. IMF 이후 약 20년이 지난 현재, 현대엘리베이터는 9년 연속 국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국내에서 50%에 달하는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국내 유일의 이천공장에 숨겨져 있었다.

    지난 13일 뉴데일리경제는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소재 현대엘리베이터 이천공장을 방문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이천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이 205m의 테스트 타워다. 이곳에서 운영되는 분속 1080m의 초고속 엘리베이터는 국내 최고 속도를 자랑한다.

  • ▲ 현대엘리베이터의 분속 1080m 전용 유선형 캡슐 케이지.ⓒ뉴데일리
    ▲ 현대엘리베이터의 분속 1080m 전용 유선형 캡슐 케이지.ⓒ뉴데일리



    엘리베이터 탑승객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안정감'과 '속도'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에서 탑승하는 엘리베이터가 분속 60m인 것을 감안할 때, 테스트 타워의 초고속 엘리베이터는 18배 빠른 속도다. 이렇다 보니 탑승 전까지는 높은 압력과 진동 및 소음이 느껴질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완벽히 빗나갔다.

    이날 실제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탑승해보니 1층에서 50층까지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5초였다. 그럼에도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귀의 먹먹함이나 진동 등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엘리베이터 자체적으로 내·외부 압력에 맞춰 공기를 주입하고 배출하는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또한 엘리베이터의 소음저감형 특수 도어가 외부에서 내부로 5mm 정도 밀착시켜, 외부의 진동과 소음 및 기압 등을 차단한다. 이 외에도 유선형 캡슐 케이지로 엘리베이터 운영에 영향을 주는 공기 저항 등에 최적화했고, 케이지 끝 모서리 부분에 설치된 4개의 액티브 가이드 롤러가 진동을 줄였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이러한 기술력은 앞서 엘리베이터 시장에 진출해 최대 160년간 노하우를 쌓아온 외국업체들과 달리 순수 국내 기술로만 연구·개발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 현대엘리베이터 이천 공장 내부.ⓒ뉴데일리
    ▲ 현대엘리베이터 이천 공장 내부.ⓒ뉴데일리



    현대엘리베이터가 압도적인 국내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은 공장 라인의 생산 효율화에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013년 외부 컨설팅 등을 활용해 라인 중간에 한 부품군을 생산한 뒤, 재차 라인으로 투입하는 '셀 방식'을 혼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생산성의 효율은 40%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생산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월 생산량은 30년 전 150여대에서 최근 2000여대로 증가했다"며 "공장 생산효율화를 통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현대엘리베이터는 '탄소섬유'를 활용한 로프 연구·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탄소섬유는 중량이 강철의 20%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에 달하는 차세대 신소재다. 탄소섬유를 활용한 로프가 개발될 경우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권상기(로프를 감거나 풀어 엘리베이터를 움직이는 장치) 규모를 소형화시켜 소음을 줄이고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현재 탄소섬유를 활용한 로프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