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소속감 강화 위해 직접 사업 계획 및 현황 브리핑 끈질긴 본사 설득으로 한국형 제품 출시, 성공으로 결실작업현장 안전강화, 취임 후 사망사고 'Zero'
  • ▲ 조익서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 사장이 뉴데일리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경영철학과 현황 등에 이야기 하고 있다.ⓒ뉴데일리
    ▲ 조익서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 사장이 뉴데일리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경영철학과 현황 등에 이야기 하고 있다.ⓒ뉴데일리



    "사무실에만 앉아 있는 사장이 되고 싶지 않다. 현장에서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회사를 바꿔나가고 싶다."

    2014년 1월 취임 후 1년 4개월여 만에 국내 독자모델인 '젠투다이나믹'을 출시하며 오티스(OTIS)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킨 조익서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이하 오티스코리아) 사장은 지난 26일 뉴데일리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익서 사장은 그간 오티스코리아를 거쳐간 사장들과는 차별화된 경영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사의 고충 및 애로사항 등을 전 직원과 함께 소통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느낀 조 사장은 사무실에만 앉아 임원들에게 사업 현황을 보고받는 CEO가 아니었다. 그는 30년간 빌딩 관련 기계사업에만 몰두한 베테랑답게 일에 대한 열망이 대단했다.

    그는 "회사의 혁신과 안전은 다 직원들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단순히 외친다고 되는 것이 아닌 만큼, 현장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소통하고 회사를 위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9회, 올 상반기 4회 본사 직원 미팅과 사업부 워크샵에 모습을 드러내 직원들과 애로사항, 아이디어 등을 공유했다. 뿐만 아니라 직급에 상관 없이 직원들을 초청해 파티, 저녁 술자리 등을 진행하며 친근한 사장의 모습으로 다가갔다.

    이같은 조익서 사장의 행보에 직원들도 내심 즐기는 분위기다. 조익서 사장은 "초창기에는 매니저급 직원들만 모습을 드러내 행사를 연기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이제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거부감이 확실히 줄어 셀카를 같이 찍자고 하는 직원들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조 사장은 직원과의 소통뿐 아니라 고객과의 소통 역시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회사가 그동안 대외적인 전시회 참가 등을 두려워했다"며 "하지만 우리가 고객들에게 어떤 제품이 있는지 알려야 한다는 신념 하에 최근 전시회 참석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회에 참가하다보니 우리들의 기술을 얘기하게 되고 업계 및 고객들도 반겼다"며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가 '젠투다이나믹'과 같은 제품의 출시로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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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익서 사장의 2년5개월간의 업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젠투다이나믹'이다. '젠투다이나믹'은 업계 최초로 기존 강철 로프 대신 폴리우레탄 소재의 플랫벨트를 적용했다.

    특히 오티스의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젠투' 기반에 국내 고객의 편의성 등을 고려한 디자인과 기능을 반영했다.

    기존 철재 로프는 주기적인 기름칠이 필요해 환경적인 문제가 발생했고, 3~5년의 짧은 철재 로프 교체주기도 고객들에게 불편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젠투다이나믹'은 기름칠을 할 필요가 전혀 없어 친환경적이며,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플랫벨트 탓에 승강기 운행에 따른 손상이 적어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젠투다이나믹'은 본사의 우려도 있었으나, 이제는 본사 차원에서도 최대 히트 상품이 됐다. '젠투다이나믹'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0% 급증했다.

    조 사장은 "젠투다이나믹 출시를 위해 본사를 설득하는데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며 "본사에서는 처음에 왜 로컬 제품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고 반대했으나, 국제 표준에 규합하도록 다각도에서 제안 및 검토를 한 끝에 승인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려해 만들어진 것이 젠투다이나믹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익서 사장의 '혁신'은 그의 확고한 안전 철학에도 숨겨져 있다. 취임 후 도입한 '2진 아웃'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티스 본사의 창립이념인 제1의 경영원칙 'All Safe'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혔다. 국내 유일의 '2진 아웃' 제도는 작업 현장에서 핵심 안전수칙을 위반할 경우 1차 정직, 2차 해고로 이어지는 엄격한 제도다. 협력회사가 이를 어길 경우 현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

    조익서 사장이 요구하는 안전 수칙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기기 점검 시 가동 스위치를 반드시 끈 상태에서 작업할 것. 둘째는 단순히 생명줄(로프) 하나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비계(계단식 발판)를 쌓아 발이 바닥에 닿는 상태에서 작업을 실시하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사업의 발전보다 직원들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수천억, 조단위 매출을 하는 것보다 안전이 더욱 중요해 이를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처음에는 현장 직원들이 너무 까다로운 것 아니냐고 반발했으나, 현재는 직원들이 현장에서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며 "취임 후 '2진 아웃'을 도입한 뒤 단 한 차례도 현장사고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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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조익서 사장은 1959년 10월 서울 출생으로 성균관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이수했다. 지난 1986년 LG하니웰 입사를 시작으로 2000년 존스콘트롤즈코리아 영업·마케팅 총괄 디렉터를 거쳐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존스콘틀로즈코리아 사장에 올랐다. 이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캐리어 유한 회사 사장, 2011년부터 2013년 캐리어 상업용 냉장부문 동남아 총괄 사장 겸 아시아 총괄 해외사업 디렉터를 역임한 뒤 2014년 오티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