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신공항 사업 논의과정에서 배제된 채 지역주의에만 매몰"수익성 창출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 제기
  • ▲ 동남권신공항 밀양 후보지 조감도.ⓒ연합뉴스
    ▲ 동남권신공항 밀양 후보지 조감도.ⓒ연합뉴스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둘러싸고 부산과 대구·경북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정작 공항의 주요 고객인 본인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동남권 신공항은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검토 하겠다고 밝히면서 수면위로 올랐다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명박 정부에서 백지화됐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하면서 급물살을 타면서 부산은 가덕도, 대구·경북은 밀양에 신공항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항공업계가 신공항 사업 논의과정에서 배제된 채 진행되면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작 중요한 서비스질이나 수익성 등 업계의 현실적인 필요는 고려하지 않고 지역주의와 정치논리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신공항 유치전에만 열을 올리면서 정작 중요한 내용물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여객수요와 안정성 등을 검토해야 하는데 이런 내용 없이 유치경쟁만 이뤄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익성 창출 여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 목소리도 나왔다. 현재 영남권에서 운영되고 있는 노선도 국내선과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이다.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수요가 적어 현재까지 전무한 상황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 국제여객 수요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영남권에서는 국제여객 수요가 충분하기 때문에 하루 빨리 장거리 노선을 개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항공업계는 현지 수요가 생각보다 불충분하며 향후 수요에 대해서도 낙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 곳곳에는 도로가 깔려있고 고속철도도 잘 발달 돼있기 때문에 국내선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면서 "국제선 취항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데 현재 영남권 현지수요는 생각보다 적을뿐 아니라 환승 승객도 거의 없어 수익성이 많이 떨어진다. 향후 국제여객 수요가 늘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또 공항 간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영남권에는 김해, 대구, 울산, 포항, 사천 등 5개의 공항이 있다. 여기에 신공항까지 건설해 놓으면 항공사 입장에서는 취항 공항을 어디에 해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가까운 거리 내에 공항이 많아져 실수요 예측에 큰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수요 분산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우려된다"며 "기존 공항끼리 통폐합이 이뤄질 것인지 아님 각각 동시에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장기적인 플랜을 짤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