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합산 마일리지 이연수익 3조5036억원 달해대한항공, 올해 초 마일리지 개편안 철회尹 "단 1마일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조원태 회장, 합리적 방안 마련에 골몰
  •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이 임박하면서 양사 통합 마일리지 개편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뉴데일리DB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이 임박하면서 양사 통합 마일리지 개편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뉴데일리DB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임박한 가운데 통합 항공사에 대한 ‘마일리지 개편’에 이목이 쏠린다. 양사 합산 미사용 마일리지 규모가 3조5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묘수’를 찾기 위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양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각각 2조5278억원, 9758억원이다. 합하면 3조5036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 2조2943억원(대한항공), 8053억원(아시아나항공)과 비교하면 각각 10.2%, 21.2% 증가했다.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미사용 마일리지 금액’을 의미하며, 부채로 인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현재 9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도 이르면 내달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합병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마일리지도 통합 운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대한항공은 올해 초 마일리지 개편안을 시행하려고 했다가 고객 반발은 물론 정치권, 정부의 질타를 받고 철회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3월 열린 18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두 기업이 합병해 하나의 거대 항공사가 되면 국민들께서 그동안 적립한 마일리지가 깎이거나 요금이 오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목소리를 잘 듣고 있다”면서 “단 1마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2월 SNS를 통해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은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의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며 “대한항공이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고객은 뒷전인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 ▲ 윤 대통령이 지적하면서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개편에 더욱 고심하는 분위기다. ⓒ뉴데일리DB
    ▲ 윤 대통령이 지적하면서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개편에 더욱 고심하는 분위기다. ⓒ뉴데일리DB
    양사는 마일리지를 줄이기 위해 사용처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10일 마일리지 쇼핑몰인 ‘OZ마일샵’을 오픈했다. 

    아시아나클럽 회원들은 OZ마일샵에서 기존 CGV 영화관람권, 에버랜드 입장권을 비롯해 리조트 숙박권, 소형가전, 생활용품 및 뷰티용품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고객들은 지속적인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입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항공,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표를 적게 푸니까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다”, “마일리지 좌석 수를 늘려야 한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양사 통합 이후 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 고객이 손해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개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던 만큼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한다는 입장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객들이 막상 마일리지를 사용하려면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서 불만이 쌓이고 있다”면서 “호텔 예약, 여행 패키지 등 소비자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항공사들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