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한진해운 회생위해 그룹 지원 압박한진그룹, 1조 지원해 자칫 전체 흔들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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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와 채권단의 막무가내식 압박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한진해운에 있어 가장 시급한 것은 유동성 확보다. 때문에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에 자금 지원을 강요하고 있지만, 자칫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한진해운은 이사회를 열고 한진에 아시아 8개 노선 영업권을 621억원에 매각, 사실상 한진그룹이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이다.

    한진해운은 한·중, 한·일 근해 구간 4개 노선과 동남아 4개 노선에 대한 영업권을 한진에 양도하는 것으로 지난 4월 채권단에 4112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안을 제출한 후 상표권·지분·해외 사옥 매각 등으로 2448억을 확보하게 됐다.

    추가 자구계획에 따라 나머지 금액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서부 항만 터미널 등 매각을 하면 2400억원을 더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채권단은 약 1조원의 운영 자금이 필요하다며 한진해운 회생을 위해 한진그룹에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을 노골적으로 강요하고 있다.

     

    한진해운 부실의 책임을 조양호 회장 한 사람에게 떠넘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부 차원에서 진작에 사태 해결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을 일개 기업 또는 총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다.

     

    선주인 시스팬도 조양호 회장의 자금 지원이 없으면 한진해운이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13년 기준 부채비율 1400%, 영업손실 3000억원으로 부실한 한진해운을 억지로 떠안게 됐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그룹 차원에서 1조원 가량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임 폭락, 경쟁 심화 등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자율협약에 이르게 됐다.

     

    문제는 한진그룹의 추가 지원이 자칫 그룹 전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이다.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의 한진해운 지원은 리스크가 크고 전체 유동성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진해운 사태는 일개 기업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사재출연을 비롯해 무리한 압박보다는 해외펀드 등 좀 더 현실적이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