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車산업 간판으로서 늦었지만 건립 필요성 공감고객수요 감안 수도권 인근 132만㎡ 이상 부지 물색
  • ▲ BMW코리아가 2014년 8월 일반인에 공식 개장한 영종도 드라이빙센터 모습.ⓒBMW코리아
    ▲ BMW코리아가 2014년 8월 일반인에 공식 개장한 영종도 드라이빙센터 모습.ⓒBMW코리아

     
    현대자동차가 BMW 드라이빙센터를 롤 모델로,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이빙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아직은 물밑 작업 수준이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 최근에는 영종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부근을 검토했지만, 실무 단계에서 무산됐다. 현재도 영종도를 비롯해 미사리, 화성 등 수도권 인근을 중심으로 조용히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현대차가 드라이빙센터 건립을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접근성이 좋은 부지를 마련하는 게 관건인데, 서울에서 접근하기 좋으면서 대규모 시설이 들어설 부지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자칫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수도 있고, 땅값이 치솟으면 부지매입 비용이 천정부지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러내놓고 드라이빙센터 건립을 추진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차가 드라이빙센터를 건립하려는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진작에 있어야 할 드라이빙센터가 국내 완성차업체가 아닌 수입차 BMW코리아에 선수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BMW코리아는 2014년 8월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공식 개장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국내 자동차 업체의 맏형이자 간판기업으로서 체면을 구긴 셈이다. 현대차가 드라이빙센터를 건립해야 하는 당위성은 충분하다.   

     

    지난해 국가별 자동차 내수 규모에서 한국은 183만대로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량에서는 토요타, 폭스바겐, GM, 르노-닛산에 이어 현대·기아차(801만대)가 5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필요성을 공감하고 부랴부랴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국내 최초로 드라이빙센터를 건립한 BMW코리아를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BMW 드라이빙센터 관계자는 “현대차에서 임원급은 물론 실무진들이 여러 차례 드라이빙센터를 다녀갔다”며 “현대건설에서도 고위임원이 방문한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드라이빙센터 건립을 물밑에서 추진하는 현대차 직원들이 일반 관람객 신분으로 편하게 둘러보고 간 적도 많다는 설명이다.

     

    최근 현대차는 영종도 인천공항의 제2여객터미널 인근 부지 132만㎡(40만평)를 놓고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접촉했다. BMW 드라이빙센터 24만㎡(7만3000평)에 비해 6배 가량 큰 규모이다.

     

    그러나 부지 매입을 원하는 현대차와 임대를 주장하는 인천공항공사간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초기 단계에서 논의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현대차와 드라이빙센터 부지 관련해서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 없다”라고 말했다.

     

    해당 부지는 인천공항공사가 소유권을 갖고 있는 이른바 '국가 땅'이기 때문에 매매가 쉽지 않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건립된 BMW 드라이빙센터도 그런 이유로 15년간 임대(추가 갱신 가능)하는 조건으로 건립됐다. 

     

    드라이빙센터 건립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며,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BMW 드라이빙센터는 영종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약 77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축구장 33개 크기로, 드라이빙센터 내에는 총 1만2000㎡ 규모의 친환경 체육공원도 조성됐다. BMW 자체적으로는 독일, 미국에 이어 아시아 최초의 드라이빙센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