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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권 희망퇴직이 정례화 되고 있는 가운데 재취업 프로그램도 재조명받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나이 때문에 등 떠밀려 은행 문을 나오는 것보다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은퇴 직원 재취업 알선 나선 신한은행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은퇴를 앞둔 직원을 위해 재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경력컨설팅센터를 오픈했다.
경력컨설팅센터는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구인기업과 연계해 재취업을 주선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경우 전문기관과 연계, 실질적인 사업 실행 계획을 지원해 준다.
사실상 퇴직하더라도 제2의 삶을 지원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실제 신한은행은 전직지원 프로그램이 정착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 산하의 노사발전재단과 금융특화 전직지원서비스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4월 신한은행 금융특화 전직준비 프로그램 1기 교육을 마쳤으며 5월부터는 노사발전재단 전문컨설턴트와 개별 1:1 맞춤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전직준비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은행원은 “퇴직자들과 같이 교육을 받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막연했던 불안감이 줄어들었다”며 “구직 활동이 만만치 않지만 도전해 볼만한 가능성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한은행은 매년 임금피크를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한 해 약 150여명 정도가 퇴직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전직지원 프로그램 실패 사례 수두룩
사실 은행원의 재취업을 주선하는 지원 프로그램은 신한은행 외에도 많았다.
다만 시행 초반에만 활성화되고 이후 정착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대표적인 예가 2012년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기업은행이 공동으로 개설한 ‘금융전문인력 채용관’을 꼽을 수 있다.
채용관은 기업은행이 운영하는 채용포털사이트 ‘잡(JOB)월드’에 개설됐으며 금융위원회가 퇴직 금융인들의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사회에 전문 인력을 공급하겠단 취지로 설립됐다.
하지만 올해 잡월드 내 올라온 이력서는 50건에 불과하며 이중 50세 이상 구직자는 단 12명에 불과하다. 대부분 금융 경력이 없는 20~30대가 단순히 취업을 희망하는 마음에서 올린 이력서가 대부분이다.
최근 5년간 이력등록 건수도 2013년 359명, 2014년 153명, 2015년 102명으로 매년 감소 추세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베이비 붐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재취업 프로그램은 한계가 있다”며 “단순히 보여주기 식으로 운영하기보다 퇴직한 은행원이 현실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