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억 달러 카자흐스탄 유전 확장 프로젝트, 최종투자결정(FID) 확정잇따른 유전개발 프로젝트 취소 분위기 속 신뢰 재확인
  • ▲ 카스피해 동쪽 10km 부근에 위치한 카자흐스탄 텡기즈 유전의 현재 모습.ⓒ셰브론
    ▲ 카스피해 동쪽 10km 부근에 위치한 카자흐스탄 텡기즈 유전의 현재 모습.ⓒ셰브론

     

    대우조선해양이 3조원에 달하는 원유생산 플랜트의 본격적인 건조에 돌입한다. 계약금액 측면에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동시에 해양플랜트 부문 3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약 27억 달러에 수주한 카자흐스탄 텡기즈 유전(Tengiz Field) 원유생산 플랜트의 건조를 시작했다.

     

    카자흐스탄의 텡기즈 유전에 대규모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셰브론, 엑슨모빌 등 다국적 석유회사들은 최근 이 유전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렸다.

     

    텡기즈 유전을 운영하는 텡기즈셰브로일(TCO)는 세계적 석유회사인 셰브론(지분 50%)과 엑슨모빌(지분 25%)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카자흐스탄 유전 확장 프로젝트에 총 368억달러(약 42조50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11월 TCO로부터 유정제어, 원유처리시설 등 생산설비 모듈(Module)을 제작하는 공사를 약 27억달러에 수주했다. 총 제작 물량만 약 24만톤에 달하며, 대우조선해양과 협력업체의 해양플랜트 생산인력이 약 3년 정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물량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들 물량을 옥포조선소와 자회사인 신한중공업 등에서 90여개의 모듈로 제작해 2020년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상세설계와 대형장비 구매, 현지 설치공사 등은 주문주 책임 하에 진행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모듈 제작만 담당하게 된다.

     

    계약가도 공사 물량이 증가하면 연동돼 증액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에 턴키공사로 수주했던 해양플랜트 공사에 비해 손실 위험이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결정에 대해 비록 대우조선해양이 창사 이래 최대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기술력과 생산능력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신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글로벌 오일 메이저 회사들이 투자 결정을 미뤄왔던 상황에서 나온 결정으로 석유회사들이 최근 유가 반등에 힘입어 투자를 재개하는 신호탄으로써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입장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1차 선수금으로 입금될 1억3000만달러(약 1500억원)가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한국-카자흐스탄 간 정상회담의 결실이기도 한 이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양국 간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지역경제도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번 투자결정은 최근 해양 공사 물량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자재 업체와 협력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철저한 준비와 실행으로 회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분위기 반등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