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료 27~28% 인하 가능성 높아져, 7000억원 이상 절감선박금융 부채 상환 연장 협상도 성공하면 상황 달라질 수도
  • 유동성 위기로 벼랑끝에 내몰렸던 한진해운이 채권단 자율협약 조건 중의 하나인 용선료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첫 관문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추가 지원 압박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한진해운 살리기를 재검토할 수 있을 수 것이란 관측이다.  

18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9개국 22개 선주사와 진행 중인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폭은 27~28%로 용선료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한진해운은 7000억원 이상을 아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은 운용자금 부족으로 용선료 연체가 지속되면서 난항을 겪어왔다. 실제로 한진해운의 최대 선주사인 캐나다 시스팬은 그간 용선료를 인하하느니 선박을 거둬들이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주요 선주사들에게 용선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견을 상당히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용선료 인하 협상은 자율협약 조건에서도 중요한 조건"이라며 "용선료 인하 협상이 안되면 법정관리는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자금을 더 회수하기 어렵다는 점을 선주사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용선료 협상의 청신호가 켜지면서 한진해운의 구조조정도 새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박금융 부채 상환 연장 협상도 성공할 경우 상황은 반전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관련 업계 전언이다. 

때문에 업계는 용선료 협상과 대한항공의 한진해운의 추가 지원은 이미 한차례 있었지만 한번 더 지원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목소리까지 새어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한진해운 용선료 인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 대한항공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준영 연구원은 "한진해운은 향후 3년 6개월간 지급해야 할 용선료 2조6000억원의 27~28% 수준 인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선박금융부채 상환연장 협상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데 이 역시 성공하면 대한항공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항공여객 사업부문 호실적에도 자회사 리스크로 대한항공 주가가 발목이 잡혀 있었다. 이번 지원을 마지막으로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지원 리스크가 소멸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진해운이 두 가지 협상에 모두 성공하면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에 약 4000억~5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하고 한진해운은 자율 협약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진해운은 그룹 내에서의 추가 지원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그룹에서의 지원에 대해 우리가 밝힐 입장은 없다"며 "자율협약 조건을 차근차근 잘 이행해서 성공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