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향후 행보의 가늠자될 듯
  •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 사진 뉴시스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 사진 뉴시스

    원희룡 지사 취임 후 최대 규모의 승진 및 교체인사가 늦어도 이번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주 官街가 술렁이고 있다.

이미 도 본청 및 제주시 등 행정시(제주시 및 서귀포시) 소속 57년생 4급 이상 간부 상당수가, 후배들을 위한 용퇴 혹은 일선퇴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주요 보직 국·과장들에 대한 교체 폭이 예상 보다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지역 관가에서는 도 본청 관광국의 신설과 통상정책국의 폐지, 세계유산본부 3급 격상 등을 주요 변수로 꼽으면서, 4급 이상 승진 및 전보인사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 본청 및 행정시 4급 이상 간부에 대한 인사 이외에, 원 지사가 자신의 비선라인에 어느 정도 손을 댈지도 주요 관심사항 중 하나다.

원 지사 비선라인의 교체 혹은 인사 이동은, 그의 임기 후반기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장급 이상 고위직 교체 못지않게 중요한 사안이다.

원 지사가 조금씩 중앙정치권으로 보폭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비선라인 교체는 그의 정치적 행보와도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국장급 교체 폭 커질 듯...하마평 무성, 본청 국장급 대부분 교체 전망도 

지역 관가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얼굴이 바뀔 국장직위가 적어도 6곳 이상 될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지역에서는 지방이사관(2급)인 도 본청 안전관리실장을 비롯해 자치행정국장, 농축산식품국장, 도 감사위원회 사무국장, 제주시 부시장 등이 이번 인사에서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기획재정부 파견 중인 일부 지방부이사관(3급)들도 공로연수 등을 통해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승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4급 과장들이 국장급 자리로 올라가면, 5급 이하 공무원들의 연쇄 승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서 새로 신설되는 관광국과 3급으로 격상되는 세계유산본부장 자리에 누가 임명될 지도 관심사항이다.

세계유산본부는 현재 4급인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에 한라산국립공원관라시무소의 조직 및 인력을 더해 새로 만들어진다.

관광국과 세계유산본부는 관광을 주력산업으로 하는 지역 경제 특성상, 그 역할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초대 국장 및 본부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과장급에서는, 원 지사의 핵심공약인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 사업을 이끌어 나갈, 전력산업과장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

전력산업과는 과장 아래에, ‘카본 프리 아일랜드’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전기차 정책 담당, 전기차 보급 및 인프라 구축업무를 전담하는 전기차 산업 담당, 풍력 및 태양광(열) 발전 등의 업무를 총괄할 신재생에너지 담당 등을 둔다. 맡은 역할이 워낙 중대해, 개방형 직위 공모 방안도 검토됐으나, 이번에는 도 내부에서 적임자를 고르는 것으로 정해졌다.

인사 시점이 임박하면서, 잡음도 들리고 있다.

도청 주변에서는, 행정시 4급 이하 공무원에 대해서는 행정시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했지만, 도가 직접 나서 행정시 인사에 입김을 넣으려 한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음주운전과 골프접대 등으로 물의를 빚은 일부 간부가 유임될 것이란 근거없는 소문도 나오면서, 대규모 인사를 앞둔 관가의 분위기를 더욱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다.



▶비선라인 교체 언제쯤?

지난 총선직후 전면 교체된 비선라인의 얼굴이 얼마나 바뀔지도 이번 인사 최대 현안 중 하나다. 
비선라인의 교체는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권 잠룡 중 하나인 원 지사의 정치적 행보와도 관계돼 더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원희룡 지사 비선라인의 주력은 ‘실무형’이다.

4월 총선 직후인 같은 달 21일, 원 지사와 임기 전반기를 함께 한 현광식 비서실장, 김헌 정책보좌관실장, 라민우 정무기획보좌관, 김치훈 갈등조정보좌관 등 핵심 정무라인 4명이 일괄 사직서를 냈다.

당시 이들은 “임기 후반기를 앞두고 공직사회 분위기를 일신하고, 더 많은 사람이 더 큰 도정에 함께 참여토록 하기 위해 물러난다”고 뜻을 밝혔다.

당사자들이 사퇴의 辯으로 ‘일신상의 사유’를 강조했지만, 이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것이, 지역 언론계 및 정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총선 당시 이른바 ‘원희룡 마케팅’을 전면에 내건 새누리 후보들이 참패하자, 원 지사의 정무라인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옷을 벗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총선 참패로 국정의 중심 추가 더민주 쪽으로 급격하고 쏠리면서, 원 지사를 향해 불어 닥칠 야권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키 위해, 측근 비선조직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것.

원 지사는 고교 동창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현광식 비서실장의 퇴진 후, 김태엽 도 관광정책과장을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원 지사는 신임 정책보좌관에도 채종협 도 관광마케팅담담을 임명하면서, 정무-정책라인을 ‘실무형’으로 채웠다.

그러나 원희룡 지사가 남은 임기 전부를 실무형 비선조직과 함께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원지사의 정치적 판단과 정책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정무-정책라인의 보강이 이번 인사에서 이뤄질 것이란 이야기가 지역 언론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