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권 가진 더민주 도의회, 내부 경쟁 치열
  • ▲ 지난해 5월, 연정 파트너인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오른쪽)와 영유아 봉사 활동에 나선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모습. ⓒ 사진 연합뉴스
    ▲ 지난해 5월, 연정 파트너인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오른쪽)와 영유아 봉사 활동에 나선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모습. ⓒ 사진 연합뉴스

    지방별정직 1급, 보건복지국 환경국 여성가족국 연정협력관 대외협력담당관 따복공동체추진단에 대한 인사권 및 예산편성권, 경기복지재단 경기도의료원 경기가족여성연구원 경기영어마을 경기도청소년수련원 경기평생교육진흥원 등 6개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추천권.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경기도 연정(聯政)의 상징인 사회통합부지사가 갖는 권한과 위상이다. 내용에서 알 수 있듯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의 권한과 기능은 다른 시도 정무부시장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

일반적인 정무부단체장들이 광역시장이나 도지사를 대신해 지방의회 및 시민단체와의 관계를 조율하고, 정치적 현안에 대해 단체장을 보좌하는 역할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의 존재감은 더 도드라진다.

헌정 사상 최초로 광역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여야 연정이란 실험을 계속하는 있는 경기도에서, 사회통합부지사는 도지사를 보좌하는 존재가 아니라, 도지사와 권력을 나누는 ‘파트너’에 더 가깝다.

사회통합부지사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국회의원 시절, 본회의장에 쇠망치와 소화기가 등장하고, 의원들끼리 주먹다짐을 벌이는 추태를 지켜봤던 남경필 지사는 도지사 후보로 나서면서, ‘연정’을 제안했다.

남 지사는 취임 직후,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연정을 공식 제의했고, 더민주와 기나긴 협의 끝에, 지방권력을 나누는데 방점이 찍힌 연정계약서에 서명했다.

남 지사는 연정계약서에 따라 더민주 몫으로 남겨진 사회통합부지사에게, 일부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추천권을 넘겼다. 다른 시도의 정무부시장에 상당하는 사회통합부지사에게, 본청 局 단위 인사권과 예산편성권을 부여하고, 일부 산하단체장에 대한 인사권까지 부여한 것은 말 그대로 ‘파격’이다. 

권한과 위상이 막강한 만큼 이 자리를 차지하려는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1기 연정’에서 치열한 내부 경쟁을 뚫고 사회통합부지사 자리를 꿰찬 인물은 열린우리당 출신 이기우 전 국회의원이었다.

지난달 경기도의회 더민주가 남경필 지사의 임기 후반기에도 연정을 계속할 뜻을 밝히면서, 남경필 지사와 ‘2기 연정’을 함께할, 두 번째 사회통합부지사 하마평도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더민주가 ‘2기 연정’을 앞두고, 자신들이 파견할 사회통합부지사의 위상과 권한을 사실상 ‘도지사급’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속내를 드러내면서, 이 자리를 노리는 당 내부의 신경전은 그만큼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의원을 지낸 고영인 더민주 안산 단원갑 지역위원장이, 차기 사회통합부지사 공모에 참여할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불과 한 달 전 지역위원장에 선출된 인사가 그 직을 마다하겠다는 뜻을 밝힐 만큼, 사회통합부지사는 매력적인 자리다.

고영인 전 도의원이 도전의사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차기 사회통합부지사는 이기우 전 부지사와 강득구 전 경기도의회 의장, 고 전 도의원의 3파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차기 사회통합부지사 임명까지는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무엇보다 더민주와 새누리당의 연정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한다. 더민주는 2기 연정을 앞두고 도의회 자율예산 편성권, 지방장관제 도입 등 민감한 사안과 관련해, 남경필 지사의 뜻과 다른 내용을 계약서에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더민주와 새누리당의 연정 협상은 난항에 빠질 수도 있다.

더민주가 차기 사회통합부지사의 기능을 ‘연정 과제 수행 및 갈등 조정을 위한 업무 전반’으로 넓힐 것을 요구하고 있어, 남경필 지사 및 새누리당과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