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교통 및 물류 허브...경기도, 우호협력 확대
  • ▲ 중국 동북 내륙의 헤이룽장(黑龍江)성이 중앙정부 '일대일로'전략에 발맞춰 철도, 뱃길을 이용한 육·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통해 동북아시아~유럽 연결에 나선다. 지난해 10월 11일, 하얼빈시에서 열린 '해외언론 초청 헤이룽장 실크로드 포럼'에서 하오후위룽 헤이룽장성 부성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 연합뉴스
    ▲ 중국 동북 내륙의 헤이룽장(黑龍江)성이 중앙정부 '일대일로'전략에 발맞춰 철도, 뱃길을 이용한 육·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통해 동북아시아~유럽 연결에 나선다. 지난해 10월 11일, 하얼빈시에서 열린 '해외언론 초청 헤이룽장 실크로드 포럼'에서 하오후위룽 헤이룽장성 부성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 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물론이고, 전국의 크고 작은 지방자치단체가 앞 다퉈 중국과의 교류협력 강화를 대외관계의 기본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4대 성장축인 ‘둥베이(東北) 3성’에 초점을 맞춘 경기도의 ‘북진 정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의 동북3성은 랴오닝성(辽宁省), 지린성(吉林省), 헤이룽장성(黑龙江省)을 이르는 말로, 광둥성의 주강(珠江) 삼각주, 장쑤성의 창강(長江) 삼각주, 베이징ㆍ톈진의 보하이(渤海)만 지역과 함께 ‘중국의 4대 성장축’ 중 한 곳이다.

특히 이 지역은 중국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계획’의 중심축으로, 중국 및 유라시아 물류·교통의 거점이다.

경기도는, 동북3성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이 지역을 도내 기업의 중국 진출 교두보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도는 이를 위해 양복완 행정2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공식 대표단을 지난 7일 파견했다. 양 부지사가 이끄는 대표단은 13일까지 6박7일간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을 방문, 각 성의 부성장과 면담을 갖고, 경제 문화 환경 분야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데 뜻을 같이했다.

구체적으로 랴오닝성과는 ‘사막화 방지 우호림’ 조성, 경기도 농업기술원과 랴오닝성 농업과학원간 기술교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경기도는 랴오닝성 서부 사막지대에 우호림을 조성, 사막화 방지와 황사 저감에 함께 힘쓰기로 했다. 경기도와 랴오닝성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벼·콩·화훼·농경 분야의 기술개발을 공동연구과제로 선정,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방침이다.

도는 이어 지린성과 버섯 소득자원 개발 지원, 농업용 관정 개발 협력, 농업과학기술 분야 협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랴오닝성 자오 부성장은 “경기도와 경제통상 문화 인문 등 교류를 활발하게 추진했고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면서, 이번에 체결한 우호림 조성 및 농업과학기술교류 MOU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도는 지린성 궁주링(公主岭)시에 버섯 균대 및 재배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투먼(图们)시에 농업용 관정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농업기술원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옥수수, 인삼, 베리 분야의 기술개발을 위해, 지린성농업과학원과의 기술 및 인적교류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린성 쓰이 부성장은 “두 지역 간 교류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농업과학기술 교류, 궁주링·투먼 농업협력사업 등 실질적 성과가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며, 경기도와의 교류가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쓰이 부성장은 지린성이 중점 추진 중인 창지투(창춘-지린-투먼) 개발계획에 경기도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도 대표단은 동북3성 중 아직까지 미개척영역으로 남아있던 헤이룽장성과 우호협력합의서를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앞서 경기도는 랴오닝성 및 지린성과 우호협약을 맺고 물적-인적 교류를 추진해 왔으나, 헤이룽장성과 공식적인 협력관계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도 대표단이 체결한 합의서에는 두 지역이 경제통상 문화 관광 농업 학술 인적교류 등 전 분야에서 장기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구축하자는 내용이 담겨있다.

도는 헤이룽장성과의 협약 체결로, 도내 기업의 중국 진출 교두보 확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헤이룽장성은 동북3성 가운데서도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헤이룽장성은 하얼빈에서 ‘해외 언론 초청 헤이룽장성 실크로드 포럼’을 열고, 중국정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발맞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동서방향으로 구축, 황해와 보하이(渤海)만, 헤이허(黑河),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하는 ‘新실크로드 구상’을 발표했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헤이룽장성을 비롯한 동북3성은 중국와 중앙아시아, 러시아를 잇는 동북아 최고의 물류 허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도와 동북3성과의 우호적 관계 유지는 국가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양복완 부지사는 방중 성과에 대해 “이미 협력관계를 구축한 랴오닝성, 지린성과는 교류의 폭을 확대했고, 헤이룽장성과는 첫 공식 우호협력 MOU를 맺어 협력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양 부지사는 “앞으로 일대일로 및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거점인 동북3성과 함께 경제, 산업, 농업, 과학,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