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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일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진행 중인 선물세트 판매에서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공직자,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 등에게 직무 관련자가 할 수 있는 선물 한도를 5만원으로 정한 김영란법은 추석 이후인 9월 28일부터 시행되지만, 그동안 크게 이슈가 되면서 소비 심리에 미리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4∼28일 진행한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8.1% 신장한 가운데 가격이 저렴한 편인 와인·주류(40.5%)와 건강기능식품(20.8%)의 매출 신장률이 높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고가 선물인 축산(7.5%), 수산(9.6%), 농산(6.0%) 상품군은 한 자릿수 신장률에 그쳤다.
신세계 관계자는 "한우, 굴비, 과일 등 모든 부문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2.1% 신장하는 데 그쳤지만, 5만원 이하 실속 선물 매출은 55.8%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추석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진행한 결과 매출이 전년 대비 5% 감소했다고 밝혔다.
가격대별로 5만원 미만 상품 매출은 3.3% 올랐지만 5만원 이상 상품 매출은 3.3% 줄어들었다.
일부 유통채널에서는 굴비 같은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고가 상품군이 여전히 잘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2∼25일 진행한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35.2% 증가한 가운데 가공식품·생필품 매출이 109.6% 올랐다. 정육(44.0%), 건강(31.6%), 청과(20.1%), 수산(18.0%)도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전국 점포 매장에서 26∼28일 사흘간 진행된 본판매 매출은 61.0% 오른 가운데 굴비(108.4%), 가공식품·생필품(96.4%), 건강(81.7%), 청과(66.0%), 정육(44.2%) 등의 매출이 고르게 신장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선선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면서 본판매 초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굴비, 건강, 청과 선물세트 등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상품군 매출이 잘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추석선물세트 매출에서 예약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데다 예약판매에는 법인 단위의 대량 구매가 집중된 만큼 다음 달 초부터 본격화하는 본판매 실적을 통해 정확한 소비 심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은 이번 추석에는 적용이 안 되지만 5만원 미만 상품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조차 분위기에 편승해 소비 심리가 위축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추석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종료하고 각 점포에서 본판매를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6일부터 본판매를 진행 중이며 신세계·현대백화점은 29일부터 본판매를 시작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다음 달 1일부터 전국 점포에서 본판매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