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리콜에도 사용중지, 아이폰7 출시 직전 공식 리콜"최고 수위 경고 문구 등 이례적인 태도 보여…美 언론 '갤노트7' 때리기 집중"
  • ▲ 갤럭시노트7. ⓒ삼성전자
    ▲ 갤럭시노트7. ⓒ삼성전자


    미국 정부기관의 갤럭시노트7 리콜 발표가 애플 밀어주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발적 리콜 결정에도 불구하고 사용중지를 내린 것도 모자라 아이폰7 출시 직전 공식 리콜을 발표하는 등 자국산업 보호조치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국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연방 정부기구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지난 9일 갤럭시노트7 사용중지를 권고한데 이어 15일 공식 리콜 조치를 내렸다. CPSC가 공식 리콜을 발령한 갤럭시노트7 규모는 약 100만 대로 총 비용은 1조원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리콜 조치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에 대한 리콜을 결정한 이달 초부터 꾸준히 논의됐다. 특히 미국 교통부 산하 연방항공청(FAA)과 CPSC가 사용중지 권고를 내린 이후에는 공식 리콜이 수일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CPSC는 예상보다 일주일이 지난 15일 공식 리콜을 발표했고 이례적으로 최고 수위의 경고 문구를 사용했다. 

    앞서 CPSC는 아이폰7이 공개된 직후인 9일 "갤럭시노트7의 전원을 끄고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사용중지 권고를 내려 경쟁사이자 자국기업인 애플을 밀어준다는 지적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자발적 리콜에도 불구하고 사용중지 권고를 내린 것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CPSC가 아이폰7의 판매가 시작되기 직전인 15일 갤럭시노트7에 대한 공식 리콜을 발표하며 애플 밀어주기 의혹은 사실로 여겨졌다. 애플에 대한 미국 정부기관의 간접적 측면지원이 직접적 정면지원으로 바낀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기관의 태도에 대해 자국산업 보호로 규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지만, 이를 적극 활용했다는 뉘앙스는 지울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CPSC가 갤럭시노트7에 대한 리콜을 발령하며 사용한 문구와 표현 역시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CPSC의 리콜 명령은 휴대전화 역사상 최대 규모로 경고 수위 역시 역대 최고로 평가된다.

    CPSC는 "갤럭시노트7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과열이나 화재를 발생시킬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CPSC는 발표 제목과 본문에 '심각하다(serious)'는 수식어를 수 차례 사용하는 등 최고 수위의 경고 문구를 사용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휴대전화를 제외한 다른 종류의 제품에서도 드문 경우라는 분석이다. CPSC의 리콜 발표가 삼성전자를 견제하고 자국기업을 밀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미국 언론의 애플 밀어주기도 도를 넘었다는 평가다. 미국 주요 매체들은 아이폰7이 출시한 16일 약속이나 한 듯 "캠퍼스내 갤럭시노트7 사용이 금지됐고, 갤럭시노트7 관련 소송이 제기됐다"는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주요 일간지에 갤럭시노트7 관련 사과광고를 게재하고 미국 정부기관과 적극 협력하는 등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팀 백스터 삼성전자 미주법인 사장은 "삼성전자는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이 새제품을 최대한 빨리 교환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