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환경 적응해야 시장에서 살아남는다국내 기술력·법제도 등 선진국에 비해 뒤쳐져
  • ▲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임시운행차량 `쏘나타` 구성도.ⓒ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임시운행차량 `쏘나타` 구성도.ⓒ현대모비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업체들의 새판짜기가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시장을 잡기 위한 차업계들의 투자 활동도 활기를 띠고 있다. 미래에는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율주행 환경에 적응하는 업체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IHS는 완전 자율주행차 시장이 2035년 2100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 2014년 예측했던 1200만대보다 2배 가까이 커진 수치다. 그만큼 자율주행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평가이기도 하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 각축전 '치열'

    해외 자동차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자율주행차 로드맵을 발표하며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미국 포드사는 핸들, 가속페달, 브레이크페달이 없는 '4단계 자율주행차'를 2021년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볼보도 이달 초 에어백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오토리브와 내년까지 스웨덴 고텐버그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합작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MW도 2021년까지 완전한 수준의 자율주행차량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독일 뮌헨 FIZ 연구개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엔지니어 2만5000여명을 향후 4만명으로 확대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지난 7월 인텔과 중국 바이두, 이스라엘 모빌아이등과 손잡으며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토요타와 닛산, 혼다 등도 2020년까지 고속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내놓겠다는 목표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자율주행 전자장치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 2010년 첫 자율주행차인 '투산ix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자율주행 개발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출시한 제네시스 EQ900는 완전자율주행자동차의 전 단계인 부분자율주행차로 평가받고 있다. 이 모델에는 차간거리제어(ASCC) 기능과 차선유지(LKAS) 기능, 내비게이션 정보가 융합된 기술인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AD)을 탑재돼 있다.

    올해 3월에는 미국 네바다 주에서 제네시스 EQ900의 국내 자율주행 임시 운행 허가를 받으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허가 받은 차량은 허가 구간 자율주행, 혼잡 구간 자율주행, 비상 갓길 자율 정차, 협로 주행 지원 등의 실제 적용이 가능해진다. 현대차는 향후 2020년 고도 자율주행, 2030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의 핵심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도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600억원을 투자해 자율주행에 필요한 전자장치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전장시험동을 신축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14년 △보행자 인식 △전방차량 추월 △상황별 자동제동 및 가감속 기능을 구현하는 자율주행시스템을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적응형 순항제어장치, 차선이탈방지 및 제어장치, 상향등 자동전환장치, 자동 긴급제동시스템, 지능형 주차보조시스템, 후측방경보시스템 등 첨단운전자지원(DAS.Driver Assistance System) 기술들을 개발, 양산하며 관련 기술력을 축적해나가고 있다.

    ◇ 기술력·법제도 등 선진국에 비해 뒤쳐져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전문가들은 아직 한국의 자율주행차 기술이 선진국들에 비해 3~4년 뒤처진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부분자율주행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완전자율주행기술의 핵심 기술역량은 후발주자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이우현 의원(새누리당·국토교통위원회)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 받은 '2015 산업기술수준 조사(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한국의 자율주행차 기술수준은 유럽·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모두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고 수준인 유럽을 100으로 했을 때 2015년 기준 한국은 79.9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은 2015년 기준 96.8로 유럽과 기술격차는 0.2년이고 일본은 94.3으로 0.4년에 그쳤다.

    기술수준조사를 수행한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완제품은 기술 격차를 좁혀가고 있지만 기술개발 및 양산 속도와 핵심 기술 내재화 측면은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또 자율주행차 핵심 부품인 카메라, 레이더 등 센싱시스템 개발과 요소부품 국내 기술 내재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관련 법제도 또한 아직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자율주행자동차 법제도 현안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법 제정도 2011년 시작한 미국에 비해 5년가량 늦었다.

    미국은 2011년 6월 네바다주를 시작으로 2016년 6월 기준 7개 주에서 자율주행자동차 시험운행 관련법이 제정돼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2월부터 임시운행을 허가했지만 선진국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하고 사고 시 법적 책임 문제, 보험 문제, 보안 문제 등은 전무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