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 쌀 바나나·쌀 복숭아·쌀 크림치즈 등 신제품 공격적으로 선봬판매율은 시장 기대치 하회"식음료 트렌드 빠르게 변하고 수입 맥주와의 경쟁도 치열… 막걸리 성장 기대 어려워"
  • ▲ (좌측부터) 국순당 쌀 바나나, 쌀 복숭아, 쌀 크림치즈. ⓒ국순당
    ▲ (좌측부터) 국순당 쌀 바나나, 쌀 복숭아, 쌀 크림치즈. ⓒ국순당

    막걸리로 대표되는 국내 탁주 시장이 매년 축소되는 가운데 국내 막걸리 업계 1위인 국순당이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내며 시장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다.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순당은 지난 4월 식음료 업계 트렌드로 떠오른 바나나를 전통주에 접목시킨 '국순당 쌀 바나나'를 출시한데 이어 7월 '국순당 쌀 복숭아', 9월 '국순당 쌀 크림치즈'를 연달아 선보였다.

    국순당은 침체된 막걸리 시장에 새로운 식음료 트렌드를 발 빠르게 접목하고 젊은 고객층의 입맛을 잡기 위해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선보였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오리온 초코파이情 바나나를 시작으로 롯데제과도 '몽쉘 초코&바나나'를 선보이는 등 식음료 업계에 바나나 열풍이 불었고 뒤이어 하이트진로 '이슬톡톡', 일본 호로요이와 츄하이 등 복숭아 맛 주류가 출시된 데 이어 국순당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트렌드 좇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업계에 분 '바나나' 바람을 등에 업고 '쌀 바나나'는 출시 4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병을 넘어서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후속작으로 선보인 '쌀 복숭아'는 누적 40만병, '쌀 크림치즈'는 SNS 상에서 반짝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쌀 바나나'에 비해 판매 실적이 여의치 않다.

    '국순당 쌀 크림치즈'의 경우 아직 대형마트 및 유흥주점에 물량이 충분히 풀리지 못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업계 공통 반응이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순당의 과일 막걸리는 2분기 20억원대의 매출 대비 3분기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음식료 전반의 신제품 경쟁심화 및 빠른 유행주기로 인해 기대보다 신제품인 과일막걸리 수요는 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국순당의 주력인 탁주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주류별 지역별 주세 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막걸리 등 탁주의 시장 점유율은 국내 전체 주류 시장의 8.3%로 2년 전보다 1%p 하락했다.

    탁주 시장점유율은 물론 시장 규모도 2012년 4314억2800만원에서 2014년 4150억7100만원으로 약 4% 가까이 줄었으며 이 중 국내 막걸리 판매량은 2012년 39만3354 킬로리터에서 지난해 34만5256킬로리터로 3년 사이 12.5% 넘게 줄어 하락폭이 컸다. 

    올해 역시 큰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특히 올 여름 무더운 날씨로 인한 막걸리 소비 둔화도 큰 악재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체 주류시장은 소폭 상승이 예상되지만 다양해진 주류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막걸리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막걸리 업계 1위인 국순당이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 확대에 나섰지만 반짝 인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막걸리 신제품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용 채널에서 대부분 유통되고 있는데 최근 물밀듯 쏟아지는 수입 맥주에 밀려 제품 진열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 출시된 국순당 쌀 크림치즈가 대형마트에 모두 깔리는데도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기존 막걸리 제품의 실적 회복 속도가 느리고 신제품 흥행에 대한 기대도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순당의 올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 감소한 231억원, 영업손실은 2억6000만원으로 적자를 유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