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 야심차게 선보인 '쌀 크림치즈'에 실제 크림치즈분말 함유량 0.001%에 그쳐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보해양조, 호로요이 등과 비교해도 최저 수준업계 "0.001%는 거의 향만 넣은 수준… 소비자 지적 피하기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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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순당 쌀 크림치즈(위), 복숭아 원재료 함유량. ⓒ김수경 기자
막걸리 제조업체 국순당이 해도해도 너무한 원재료 첨가량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야심차게 선보인 '국순당 쌀 크림치즈'에 함유된 크림치즈분말이 0.001%에 불과해 소비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순당은 최근 쌀을 발효시킨 우리 술에 부드러운 크림 치즈를 첨가해 빚은 '국순당 쌀 크림치즈'를 개발, 출시했다고 밝혔다.
국순당은 제품 출시 당시 "생쌀발효법으로 빚은 술에 크림치즈를 첨가한 신개념 술"이라며 "쌀의 부드러움에 크림치즈의 고소함, 탄산의 상쾌함까지 더해져 입안에 치즈향이 가득 퍼지며 독특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해당 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실제 제품에 함유된 크림치즈는 분말 형태의 0.001%의 극소량에 불과하다. 합성착향료인 바닐라향, 크림치즈향, 체다치즈향이 함께 첨가 돼 있다.
최근 저도주, 과실주 열풍이 불면서 국내 주류업체들은 바나나, 복숭아, 청포도, 자몽 등 다양한 과즙을 함유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부분 과일 이름을 제품명에 포함시키고 있지만 실제 제품 속에 함유된 과즙이 1%를 넘는 제품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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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순당 아이싱 청포도의 청포도엑기스 함유량. ⓒ김수경 기자
그 중에서도 국순당 제품은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순당이 올 상반기 선보인 '국순당 쌀 바나나'는 바나나퓨레 0.05%, '국순당 쌀 복숭아'는 복숭아주스 농축액 0.01%만을 함유하고 있다. 국순당이 야심차게 선보인 냉각 숙성주 '아이싱'도 별반 다르지 않다. 청포도는 청포도엑기스 0.05%, 자몽은 자몽엑기스 0.46%로 1%를 넘는 제품이 전무하다.
타사 과실주와 비교해봐도 국순당의 원재료 첨가량은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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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진로 이슬톡톡 복숭아과즙 함유량. ⓒ김수경 기자
하이트진로 '이슬톡톡'은 복숭아과즙 3.0%, '하이트 망고링고'는 망고과즙 2.3%, 청사과과즙 3.5%, 과일 소주인 '자몽에이슬'은 자몽과즙 0.1%, '청포도에이슬'은 청포도과즙 0.1%를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주류 순하리 처음처럼 복숭아는 복숭아과즙 0.1%, 유자는 유자과즙 0.1%을, 순하리 소다톡 클리어는 망고, 바나나, 청포도, 사과 모두 해당 과즙 1% 씩을 함유하고 있다.
보해양조 '부라더#소다 딸기라 알딸딸'은 딸기과즙 1.8%, '풋사과라 풋풋'은 사과과즙 2.12%를 넣었다.
해외 제품인 일본 '빔 산토리사'의 호로요이도 '호로요이 피치'는 복숭아과즙 1,08%, '호로요이 그레이프'는 포도주스 2.05%를 함유하고 있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행 식품위생법상 극소량이라고 하더라도 과즙이나, 과육, 분말 등이 함유돼 있으면 제품명에 과일 이름을 쓸 수 있고 과일 이미지도 넣을 수 있다"면서 "과즙이나 과육 등이 더 많이 들어갈수록 원재료 비용도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제품이 0.001% 수준의 미미한 양을 첨가했다면 거의 향만 넣은 수준이라고 보여지는데, 아마 제품명에 그 단어를 꼭 써야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술을 베이스로 한 제품인만큼 술과 과즙의 맛의 조화가 더 중요하기는 하지만 소비자가 느끼기에 미미할 수준이라면 지적을 피할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봉환 국순당 홍보팀장은 "국순당 쌀 크림치즈의 경우 치즈분말은 맛과 풍미를 내는 성분이고 너무 많이 넣으면 질퍽해져서 못 먹는다"면서 "기본 베이스가 쌀을 발효한 술이다보니 그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크림치즈의 맛과 풍미를 유지할 수 있는 적정한 배합에 맞춘 양일 뿐, 많이 넣는다고 해서 더 맛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