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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 증권사인 KB증권이 이르면 내달 말, 늦어도 연말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초대 CEO 선임 시기는 현대증권의 상장폐지 이후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증권이 상장폐지와 함께 KB금융의 비상장 계열사가 된 이후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CEO를 선임할 수 있고, 지주 및 계열사 사장단·임원들의 연말인사 시즌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KB증권의 초대 사장 선임에 속도를 조절 중이다.
외부 전문가 영입, 현 사장들의 투톱체제, 지주 내부 인사 등 초대 CEO에 대한 전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현대증권을 한 식구로 들이고, KB투자증권과 합병을 준비 중인 KB금융 입장에서는 통합 KB증권의 초대 사장을 급하게 선임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이미 지난 4일 현대증권과 KB금융의 주식교환 안건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당시 일부 현대증권 소액주주들과 노동조합의 주식교환 반대 주장으로 진통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달 1일 현대증권이 상장폐지되고 KB금융의 완전자회사로 바뀐 이후 사장을 선임하는 것이 안팎으로 모양새가 좋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약 3주 뒤면 현대증권이 KB금융의 100% 자회사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현대증권과 KB금융의 주식교환을 반대하면서 현대증권 주식을 들고 있는 주주들의 불만을 사면서까지 서둘러 초대 사장을 선임할 필요는 없다"며 "전적으로 지주에서 KB증권의 초대 사장을 결정해야 CEO 리스크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계열사마다 달랐던 임원들의 임기를 올해 부터 연말까지로 일괄조정함에 따라 KB증권의 초대 사장 역시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같이 발표될 가능성도 높다.
현대증권을 13번째 자회사로 편입하며 KB증권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KB금융 입장에서는 KB증권 초대 사장을 따로 발표하기 보다 지주 및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 맞춰 발표하는 것이 '통합'의 의미를 돋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조만간 KB증권의 초대 사장선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KB금융의 지배구조위원회는 윤 회장을 비롯해 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초대 사장 선임을 마냥 늦추기만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교환 등의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돼 KB증권의 공식 출범이 11월 말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마냥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라며 "현대증권의 상장폐지 직후 사장 선임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임원추천위원회가 열리는 시점이 결정나지는 않았지만 연말 열 가능성이 높다"며 "물리적 통합을 먼저 추진 할 것인지 화학적 통합을 먼저 할지는 결정된 바 없지만 통합사장 선임은 필요시 언제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결국 KB금융은 현대증권 상장폐지까지 시간을 버는 한편 내부적으로 사장 적임자를 선정한 뒤 적절한 시점에 외부에 공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