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및 내부출신 보다는 증권업계 전문가 선임에 무게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 박종수 전 금투협회장 등 하마평
  • ▲ ⓒKB금융지주
    ▲ ⓒKB금융지주

    KB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부상할 KB증권의 초대 CEO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르면 내달, 늦어도 12월에는 출범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중 초대 CEO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한 때 업계를 주도했지만 지금은 한 발 물러서 있는 재야 거물급 인사들이 깜짝 영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윤종규 회장을 필두로 KB증권의 초대 최고경영자(CEO) 적임자를 찾기 위해 고민 중이다.


    현재 KB금융은 낙하산, 지주 계열사 내 인사를 초대 KB증권 사장으로 선임해 내부 반발은 물론 외부의 실망감을 사기 보다는 외부에서 '증권통'을 영입해 업계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한편 자기자본 기준 업계 3위 증권사에 걸맞는 회사로 도약시킬 수 있는 인물을 찾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KB증권을 통해 지주의 도약을 꿈꾸는 만큼 전문경영인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조직 통합과 성공적인 경영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낙하산 논란이 일었던 만큼 정권이나 당국에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내부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KB증권의 통합작업을 지켜보고 있는 증권가는 한때 업계를 선도했던 전 대형 증권사 CEO 출신들의 거취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사장이다.


    김 전 사장은 현대증권과 인연이 깊다.


    지난해 6월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PE)는 현대증권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일찌감치 새 대표이사로 김 전 사장을 내정해 인수단을 꾸리면서 현대증권 인수 준비를 하는 한편 사업구상에 착수한 바 있다.


    이후 파킹딜(지분 매각 후 되사올 수 있는 권리를 약정한 계약), 자베즈파트너스와 현대그룹간 이면계약 의혹 등으로 오릭스PE는 현대증권 인수를 포기했고, 자연스럽게 김 전 사장의 취임도 무산됐다.


    그러나 당시 오릭스PE의 현대증권 인수 무산이 김 전 사장에게는 다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우선 불과 1년전 까지 현대증권 인수단을 꾸리면서 현대증권 살림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김 전 사장 만큼 업계 내에서 증권을 잘 알며 CEO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찾기 힘들다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김 전 사장은 KDB대우증권 헝가리법인 사장과 런던법인 사장, 국제사업본부장을 역임했고, 지난 2007년 메리츠증권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KDB대우증권 대표이사를 지내다 2014년 7월 퇴진했다.


    김 전 사장 역시 업계 복귀에 대한 희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해 오릭스PE의 현대증권 매각 불발 직후 김 전 사장은 "현대증권 인수 과정에 참여했던 경험이 향후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업계에 머물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박종수 전 금융투자협회장도 업계 복귀에 대한 가능성이 열려있다.


    지난해 2월까지 제 2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3년간 재임했던 박 전 회장은 대우증권 대표이사, LG투자증권 대표이사 등 당시 업계 선도 증권사 CEO를 역임했다.


    이밖에 한국증권업협회 부회장, 국제증권업협회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고, 현재도 에프앤가이드 고문으로 활동하며 업계에서 발을 완전히 떼지 않은 상태다.


    물론 윤경은 현대증권사장,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도 증권업계에 오랜시간 몸담으며 KB증권 초대 CEO에 대한 꿈을 아직 접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윤 사장과 전 사장이 양사 통합의 의미에서 공동 CEO로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지주가 그동안 외부의 인사 개입이 잦았던 역사와 참신한 인물 사이에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