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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업계의 보험금 지급지연이 7만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시행에 따라 보험사가 특별한 사유없이 보험금 지급을 지체하거나 거절할 수 없음에도 여전히 지급이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손해보험협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10개 종합 손해보험회사의 올 상반기 보험금지급 건수는 210만4789건, 지급지연건수는 7만1410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평균 지급지연율은 3.39%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보험금 지급건수는 현대해상이 41만1578건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화재(38만5515건), 동부화재(37만5764건), 메리츠화재(33만7011건)가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보험금 지급이 늦어진 건수는 메리츠화재가 3만1455건으로 제일 많았다. 이어 삼성화재가 1만5505건, 한화손보 7964건, KB손보 7172건, 흥국화재 3148건 등이다. -
현대해상과 농협손보는 지급지연 건수가 각각 1224건, 730건으로 타사대비 적었다.
이에따라 메리츠화재는 보험금 지급지연율이 9.33%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화손보는 6.07%, MG손보 4.76%, 삼성화재 4.02%로 타사보다 높은 지급지연율을 나타냈다.
보험금 지급이 늦어진 이유는 지급사유조사, 소송 및 분쟁조정, 수사기관 수사 등으로 나뉜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급사유조사가 3만1446건으로 전체 지급지연의 99.9%를 차지했다. 보험금 지급사유의 조사 및 확인을 위해 의료기관 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찰서 등 관공서에 대한 조사 등으로 보험금 지급기한을 초과한 것이다.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지급사유조사가 지급지연의 원인이다. 회사가 지급사유 조사나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피보험자에게 구체적인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고 있다.
평균 보험금 지급지연 일수는 KB손보(15일)가 가장 길었다. 지급지연 일수는 지급기한을 초과한 날로부터 보험금을 지급한 날까지의 합계 기간을 말한다. 이어 MG손보(14.62일), 삼성화재(14.4일), 현대해상(14.37일), 한화손보(14.23일), 농협손보(14.01일), 동부화재(13.4일), 롯데손보(11.85일), 흥국화재(10.9일), 메리츠화재(10.26일) 순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보험금 청구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과정에서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며 "경찰조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도 있어 지급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9월말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정안' 발효에 따라 보험사가 특정한 사유 없이 보험사고 조사를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지체, 거절, 삭감하는 행위가 금지됐다. 아울러 계약자의 정당한 청구임에도 청구 포기 등을 목적으로 법 제도를 악용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로 간주해 부당한 보험금 부지급등을 방지토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