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작된 핀테크 열풍에 특허 관심 높아져우리은행 47건으로 선두, 하나은행 33건으로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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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테크 열풍이 불어 닥친 뒤 은행권 특허 경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위비뱅크와 하나멤버스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9월까지 특허 출원 건수는 우리은행이 총 47건으로 가장 많았다. KEB하나은행이 33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이광구 행장 취임 후 핀테크에 무게를 실으면서 스마트금융 분야 특허 출원 건수가 크게 늘었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특허 기술을 확보해 전문성까지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우리은행 특허 담당자는 "핀테크를 금융 서비스에 접목할 때 IT기업과 협력하는데 기술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자체적으로 개발한 상품과 서비스를 보호하고 전문성 확보에도 도움이 돼 특허 출원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하나멤버스 특허권 신청으로 은행권을 긴장시킨 KEB하나은행도 핀테크 영역 강화 차원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때 특허 출원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면 경쟁 은행들이 비슷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는 은행권에서 특허권을 히든카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은행권의 특허 경쟁은 타 업권보다 치열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차별화된 모바일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IT와 금융 접목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단 분위기다.

    아울러 특허 기술을 출원, 등록한 뒤에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력도 적절히 활용해야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일례로 KEB하나은행이 최근 개편한 영업점 운영 체계가 국민은행의 방식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은행권의 만연한 베끼기 관행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모바일 전문은행이나 통합 멤버십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쟁 은행들이 우후죽순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아 금융소비자의 피로도를 가중시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고 싶어 하지만, 모방 상품을 내놓는 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가 문제"라며 "은행들이 특허를 사용해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것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특허 강자로 불렸던 신한은행의 출원 건수는 지난해 19건, 올해 3건에 불과했다.

    과거에는 변리사를 영입해 약 1000건 이상의 특허 출원을 신청해왔지만 2009년 이후 양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건, 올해 단 한건도 신청하지 않으며 특허 출원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