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입학 의혹 등 교육부 이화여대 감사, 타 대학들 자칫 표적될까 조심
  • ▲ 지난달 31일 교육부 감사요원들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자대학교 부정 입학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감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달 31일 교육부 감사요원들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자대학교 부정 입학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감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교육부가 지난달 31일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체육특기생 부정 입학 의혹 등에 대한 감사를 시작하면서 대학가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자칫 체육특기생을 모집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각 대학들은 지난 9월  201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실시했다. 체육특기생 모집을 진행하는 대학의 경우 자체 기준을 마련해 축구, 야구, 육상, 수영, 승마 등 종목별로 신입생 선발한다.

    일반 수험생과 달리 체육특기생은 대회 입상 성적, 출전 시간 등이 평가해 입학 여부를 판단하며 일부 대학은 실기, 면접 등을 별도로 진행하는 등 객관성 확보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하지만 최순실씨(60) 딸 정유라씨(20)가 지난해 이화여대를 입학하면서 입상 실적 등을 채우지 못한 채 15학번 이대생이 됐다는 의혹이 국정감사 등을 통해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14년 9월 정씨는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돼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이화여대 원서접수 마감 이후 성적이다. 반면 정씨의 이 성적이 이화여대 입시에 반영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부정 입학' 의혹은 확산됐다.

    원서접수 기간 내에 입상 성적을 한정한다고 했지만 이대 관계자가 면접 심사위원에게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고려하라'고 전달한 부분 등이 드러나면서 체육특기생(승마) 자체가 정씨만을 위한  특혜가 아니었냐는 지적이다.

    당시 이화여대 면접장에서 정씨는 국가대표 단복을 입고 금메달도 소지하는 등 사실상 자신의 신분을 드러냈다.

    이화여대에 대한 교육부 감사와 관련해 타 대학들은 그동안 체육특기생 입시 기준을 강화하고 부정 의혹으로 볼 수 있는 요소 등을 미리 제거했는데 자신들이 감시를 당할 수 있다는 부분에 우려할 정도다.

    수도권 소재 A대학 관계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체육특기생 선발 시 해당 종목의 단체로부터 공인 성적 등을 받아왔다. 아예 면접을 실시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성적 위주로 평가한다. 이를 위해 부정 의혹 자체가 없도록 입시 정책을 강화해왔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B대학 측은 "체육특기생 면접은 한 명의 심사위원이 있는 것이 아니다. 기존 입상 성적 등도 몇 차례 더 검토한다. 이화여대 감사로 체육특기생 심사를 더 정확하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대 부정 입학 의혹 등으로 인해 학교에서 각별히 신경쓰고 있을 정도다"고 강조했다.

    C대학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학교 내·외부 위원이 체육특기생 선발 심사에 참여한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다. 입시는 학교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화여대 사태가 진짜라면 비상식적인 상황이다. 진위 여부를 떠나 그동안 잘 해온 대학마저도 불똥이 튀길까 우려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화여대 입시 부정 의혹에 대해 교육부는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체육특기생 선발이 많은 대학도 조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현재 교육부는 정씨의 이화여대 입학 과정 외에도 이대 학사관리 특혜 의혹 등을 조사 중이며 결과는 약 2주 뒤에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