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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이 커피 프랜차이즈업체 카페베네에 투자한 15억원이 5년 만에 장부가 기준 33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삼성증권이 카페베네에 투자했던 당시에는 회사가 급속 성장세를 보이며 상장에 박차를 가했지만 투자 직후부터 실적악화 속도가 빨라지며 상장계획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여기에 유상증자와 함께 대표이사 등 경영진도 물갈이 되며 고전 중인 상황이라 장외주식을 통해 카페베네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삼성증권 역시 투자금 회수가 당분간 어려워졌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2011년 10월 28일 장외시장을 통해 카페베네에 15억8000만원을 투자해 7만5000주의 지분을 매입했다.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율은 1.17%였다.
이후 5년이 지난 현재 삼성증권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카페베네 보유주식은 7만5000주로 동일하지만 장부가액은 3300만원으로 줄었다.
카페베네가 재무 악화에 따라 최근 몇년 동안 유상증자를 단행한 영향으로 지분율도 1.17%에서 0.08%로 감소했다.
삼성증권의 반기보고서 상으로는 카페베네 보유 지분율이 1%로 기록돼 있지만 확인결과 전체 발행주식 8632만여주의 7만5000주로 0.08%다.
삼성증권의 카페베네 투자 초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투자 직후인 2012년 상반기 기준으로 삼성증권의 카페베네 투자 장부가액은 22억2900만원으로 약 반년 만에 41%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2012년 하반기 들어 카페베네는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내며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삼성증권 역시 평가손익을 마이너스로 잡기 시작했다.
2013년 1분기 평가손익을 마이너스 5억1800만원으로 책정하며 손실을 반영했고, 2014년에는 약 6억원의 평가손실을 반영했다.
지난해에는 12억4900만원의 평가손실을 반영하며 사실상 투자원금 대부분을 손실처리했다.
올해 삼성증권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카페베네의 기말 잔액은 3300만원으로 15억원을 투자한 삼성증권은 사실상 카페베네에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카페베네의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국내외 시장상황도 좋지 않아 삼성증권의 손실도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카페베네의 상반기 매출액(개별 기준)은 383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3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9억3232만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카페베네의 해외법인 매출액은 4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 줄었고, 영업손실은 4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외에 수치들도 부정적인 이슈들이 많다.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가맹사업을 하고 있는 10개 커피 프랜차이즈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카페베네가 지난해 폐점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카페베네와 가맹점 계약을 종료했거나 해지한 곳은 총 140개로 폐점률은 14.6%를 기록했고, 매장을 개점한 곳은 75개에 그쳐 전체 가맹점수가 821개로 전년대비 7.3% 줄었다.
이처럼 카페베네의 부침이 지속되고 상장 기대감도 사라지자 장외시장에서도 주가는 폭락했다.
상장에 박차를 가했던 2012년 주당 2만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현재 1750원으로 떨어졌다.
삼성증권은 "카페베네 투자에 대한 평가손처리가 진행 중"이라며 "자기자본에 비해 큰 비중이 아닌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페베네가 향후에도 꾸준히 추가투자를 받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회사를 변화시키고 있어 만회 가능성은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