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기조에 항공화물 수출 타격 불가피美, 항공화물 교역국 중 가장 비중 커
  • ▲ 힐리리 클린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연합뉴스
    ▲ 힐리리 클린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중 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국내 항공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 대선 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보호무역 기조가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국적항공사의 항공화물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다만 상대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수위가 낮은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7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수출입 화물통계자료 따르면 한미 FTA의 발효 직전인 2011년 대미 수출비중은 10.12%에서 2015년 13.26%로 올랐다. 국적항공사의 대미 항공화물 수출 건수는 2011년 647만6929건에서 2015년 1359만1852건으로 증가했다.

    미주 노선은 국내 전체 항공물량에서 차지하는 파이가 큰 편이다. 지난해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사이를 오간 항공화물은 모두 54만7429t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국제항공화물 250만8804톤의 21.8%로 우리나라의 교역국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이 같은 흐름세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힐러리와 트럼프 모두 보호주의 무역 기조 성향을 보이고 있어 미국과의 교역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누가 당선되든지 강도와 수준은 다르겠지만, 전반적인 항공화물 환경이 현재보다는 악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미 대선 이후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된다면 화물물량 감소에 따른 매출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트럼프는 힐러리보다 강한 보호무역 성향을 가진 인물로 현재 자유무역협정(FTA)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IT, 자동차, 석유화학 업종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며, 자연히 이들 제품에 대한 항공화물 수출 물량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항공화물 품목을 살펴보면 석유제품 비중이 27.44%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철강 강판(8.67%), 승용차(8.65%), 유기 및 무기화합물(7.7%), 철강 강관(6.27%), 시멘트(6.02%), 자동차 부품(4.23%) 순이었다. 항공화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수출 품목들이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하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대미 항공화물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미 항공화물이 줄어든다고 해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항공사의 항공화물 의존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다 전체 매출을 놓고 봤을 때 대미 항공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항공사의 전체 매출에서 항공화물이 차지는 하는 비율이 크지 않아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이어진다 해도 항공사 매출에 대한 우려를 낳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며 "이미 항공화물에 대해서는 기대감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국적항공사의 전체 매출 대비 대미 항공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미국 대선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8일 열린다. 동부에서 시작해 알래스카까지 이어지며 약 25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한국시간으로는 8일 오후 2시에 개시, 9일 오후 3시까지 투표가 진행되며 투표 마감시간 전후로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