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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최근 대규모 부사장급 총괄 인재를 영입한데 이어 O2O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을 새롭게 짜는 등 변화의 움직임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7% 증가한 303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이 같은 변화로 한 단계 더욱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단 심산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디자인·광고·인사·게임·법무 등에 부사장급 사업별 총괄 임원을 잇따라 영입했다.
최근 영입된 인물은 네이버 디자인 총괄을 역임한 조수용 JOH 대표로, 카카오의 브랜드·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조 대표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네이버에서 일하며 네이버 상징인 '초록색 검색창'을 만들고, 분당 신사옥 '그린팩토리' 건축을 총괄한 디자인 전문가다. 이후 네이버를 나와 브랜드 컨설팅업체 JOH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카카오는 광고사업을 강화를 위해 LG전자 글로벌마케팅부문 상무를 지낸 여민수 광고사업부문 부사장을 전격 영입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최근 포털, 게임, 콘텐츠, O2O(온라인 오프라인 연계) 사업부문을 신설한 데 이어 광고사업부문도 신설했는데, 과거 네이버, 이베이, LG전자 등을 거친 광고전문가 여민수 부사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단 분석이다.
아울러 카카오는 황성현 인사 총괄 부사장을 선임하고 인재 관리 분야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황 부사장은 야후코리아 인사 부문장, 구글코리아 인사 팀장, 구글 본사 시니어 HR 파트너 등을 두루 거치며, 업계 인사 관리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 부사장은 '카카오공동체(카카오와 계열사 통칭)' 인사팀을 이끌고 있으며, 공동체인사팀은 카카오공동체에 필요한 인사제도를 기획하고 실행한다.
이 외에도 카카오는 김앤장 출신인 강성 변호사를 법무 담당으로, 위메이드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한게임에서도 근무한 바 있는 남궁훈 부사장을 게임 사업 담당으로 카카오에 합류시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는 최근 주력했었던 O2O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을 전격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서비스 중인 카카오 택시, 카카오 드라이버 등 O2O 서비스는 직접 운영할 예정이지만, 향후 출시될 O2O들은 서비스 업체들에게 플랫폼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예컨대, 카카오 게임사업 경우 관련 사업은 파트너사에게 맡기고, 시스템만 제공해 게임 이름 뒤 'for 카카오'라는 명칭을 붙인 것처럼, O2O서비스 역시 플랫폼만 제공해 수수료를 받겠단 것이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이 같은 전략변화를 꾀한 이유로, O2O 사업의 '부진'을 꼽고 있다. 다른 사업 분야에선 매출 성장으로 실적개선에 큰 보탬이 되고 있지만, O2O 플랫폼 만큼은 기여도가 그리 높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O2O 서비스 개발과 투자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지만, 유로화에 발이 묶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가장 먼저 출시한 카카오택시의 유료화 정책을 취하기라도 하면 기다렸다는 듯한 '시기상조' 여론 뭇매에 밀려 진퇴양난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또 다른 이유로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이유로 분석했다. 카카오 택시, 카카오 드라이버 등이 출시되자 영세업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며, 스타트업 생존을 위협한다는 논란이 그간 끊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카카오가 다양한 플랫폼 영역에서의 고공 성장을 꾀하기 위해 고위 임원 영입이란 카드를 빼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외부 인재 영입이 추후 추가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 내부에서도 카카오택시에 대한 유료화 가능성 논의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카카오가 주력하고 있는 O2O 사업에 있어 유료화를 통한 수익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들이 앞으론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