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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추진에 따라 우리종금의 증권업 전환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약 2371억원의 자기자본, 1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우리종금이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매각했던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증권가 M&A 매물에 관심을 두는 한편 우리종금의 증권업 전환 추진에 대한 검토도 병행 중이다.
우리종금 측은 "우리은행의 민영화 이후 중장기적 발전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계획되거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우리은행의 기존 증권사 인수 또는 우리종금의 증권업 전환에 대한 방향 결정은 이르면 내년 1월 결정날 전망이다.
업계는 우리종금의 증권업 전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종금은 국내 유일한 전업 종합금융사로 영업 중인 회사이다.
우리종금은 업무영역을 IB사업 위주로 확대하고 수익원에서 수수료 수익 비중을 늘리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
고유업무가 은행, 증권 등 타금융기관의 업무영역 확대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예대마진 위주의 업무만으로는 수익성 제고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여수신업무를 포함해 국제금융업무, 리스업무는 물론 회사채발행 주선 및 지급보증·M&A 주선·종합금융채권 발행업무·유가증권 매매업무 등의 증권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중개업무를 할 수 있는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로도 등록했다.
소형 증권사 수준의 자기자본(2371억원)과 기존 증권사가 영위하고 있는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종금의 증권업 전환은 지주사 전환을 꾀하는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종금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말 그대로 '종금'라이센스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종금사가 주로 취급하는 CMA는 예금자보호가 되기 때문에 은행과 비슷한 리테일 개인고객 기반을 갖출 수 있다.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의 선전 역시 PF 등으로 고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대다수 증권사들이 '종금'라이센스 보유에 대해 부러움을 표하고 있다.
특히 메리츠종금증권이 오는 2020년 종금 라이센스가 끝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종금의 가치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 역시 우리종금을 매각카드로 쓰기 보다는 증권업으로 전환해 지주사로서의 구색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증권가 M&A 시장에 마땅한 물건이 없다는 점도 우리종금의 증권업 전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증권 M&A시장이 사실상 종료된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무리해서 기존의 증권사를 인수할 여력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관건은 증자 등을 통한 몸집 불리기와 그에 따른 업무영역 확장 가능성 여부다.
97명과 5개에 불과한 인력과 지점의 대대적인 확충도 진행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M&A를 통해 증권사를 사들이는 방법에 비해 비용은 적게 들 수 있지만 기존의 KBㆍ하나ㆍ신한ㆍNH와 금융지주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길 원하는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계열증권사로서의 우리종금 덩치가 큰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 IB와 WM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종금을 뼈대로 이 부분을 키워나갈 수 있을지도 검토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 매각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신중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우리은행은 우리투자증권과 같은 알짜 계열사를 매각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그에 따른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황이고, 우리투자증권을 보유했던 만큼 눈높이를 대폭 낮춰 단순히 중소형 증권사 보유에 그치는 지주사로 남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밖에 우리은행 입찰을 통해 지분을 확보한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과의 이해관계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우리종금은 2013년 6월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2014년 11월 우리은행의 자회사가 됐다. 현재 우리은행의 지분율은 58.15%, 시가총액은 약 3253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