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ETN, 수익률·관심도·회사이익 모두 ELS대비 매력도 확연히 떨어져"여전히 ELS 축소에 열 올리는 당국…"선택은 투자자 몫" 노력 효과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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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S(주가연계증권) 시장 팽창을 지속적으로 경계 중인 금융당국이 대체카드로 ETN(상장지수증권)을 꺼내들었지만 증권업계는 회의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주 '파생상품시장 경쟁력 제고 및 파생결합증권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하며 ELS를 대체할 ETN 상품을 보강해 내년 1분기 중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ETN은 국내외 주식, 채권, 상품, 변동성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상품으로 지난 17일 개장 2주년을 맞았다.


    개별 종목이 아닌 기초지수에 연동해 움직이기 때문에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 원금 이외 추가 손실이 없다는 점 등이 장점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당국이 ELS의 대체상품으로 ETN을 꺼내든 이유로 꼽힌다.


    ELS를 '중위험·중수익'이 아닌 '고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보며 위험은 높지만 수익률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당국은 ETN에 대한 운용규제와 판매절차를 강화해 투자자보호에 나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68조원에 달하는 ELS 시장을 줄이는 대신 ETN을 활성화하기 위한 당국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것.


    그러나 증권업계는 ETN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가장 큰 문제는 수익률이다.


    당국이 추진하는 손실제한형 ETN의 경우 수익률 방어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비용으로, 일반적인 ETF나 ETN보다는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하단 손실제한폭을 거는 만큼 눈에 띌만한 수익률이 나오기 힘든데다 비용까지 발생하면 추종지수의 실제 상승률에 비해 ETN 기준가격은 20~30% 정도 낮게 올라 매력이 떨어진다.


    수년째 박스권에 갖혀 있는 코스피와 같은 지수를 활용할 경우 정기예금 미만의 수익률을 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LS가 연 7% 내외의 수익률을 추구하지만 ETN에 대한 손실제한 장치에 지수횡보세가 겹칠경우 수익률 자체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규모자체도 ELS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ELS에 대한 규제가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월간 3조원 수준의 발생규모를 보이고 있지만 ETN은 상장 시가총액이 2조원으로 현재 ELS 전체 시장의 35분의 1 수준에 그치는 만큼 주목도가 떨어진다.


    이로 인해 현재도 ETF·ETN과 ELS 투자자는 명확히 구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LS 는 대부분 한번 구매하는 성격의 상품이고 ETN 은 필요에 따라 거래하는 개념의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층과 시장 접근 대상 자체가 다르다"며 "다양한 상품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실제 효과를 보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TN을 적극적으로 판매할 금융회사가 적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이 높은 ELS와 달리 ETN은 판매사가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ETN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려는 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과의 경쟁 속에서 투자자 관심을 유도할 만한 대표 상품이 부재한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거래소 관계자는 "분석 리포트, 온라인 포털 정보 등 ETN 거래에 도움이 될 만한 각종 정보 제공이 미흡한 상태"라며 "ETF와 달리 파생결합증권으로 분류돼 각종 연기금의 투자 집행이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향후 글로벌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다양한 신상품도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소수의 대형 증권사가 내놓은 몇몇 상품에만 거래가 쏠리는 점, 투자자의 인지도가 아직은 낮은 점 등은 개선 과제로 지적되고 있어 ETN의 정착에 많은 난관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