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싸움으로 잃은 시장 신뢰, '건전한 경쟁' 기대가입자 정보 통신사 이동 우려 등 "지속적 모니터링 필요"

  • 최근 SK텔레콤이 자사 이동전화 상품과 케이블TV의 방송, 초고속인터넷 상품간 결합 관련 협정을 체결하면서 홈쇼핑 수수료로 연명을 해왔던 케이블 업계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T는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현대HCN, CMB, JCN울산중앙방송 등 
    6개 케이블 사업자와 동등결합 상품 '온가족케이블플랜(가칭)' 출시를 위한 공식 협정을 체결, 내년 2월 관련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그동안 케이블TV업꼐는 이통사의 IPTV 등장으로 가입자를 뺏기며 고전을 면치 못해 왔다. 가입자 유출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통신사의 'IPTV+통신' 결합상품을 꼽았다. 모바일의 지배력이 유선으로 전이돼 케이블 가입자들이 이통사 IPTV로 넘어오는 추세라는 것이다.

    실제 방송통신위원회의 '2015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케이블TV 가입자는 모두 1442만명으로, 2014년 말의 1468만명보다 1.8% 줄었다.

    업체별로 가입자 현황을 보면 23개 SO를 거느린 CJ헬로비전은 2014년 422만명에서 지난해 415만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티브로드(SO 23개)는 330만명에서 324만명, 딜라이브(옛 씨앤앰·SO 17개)는 238만명에서 230만명, 현대HCN(SO 8개)은 136만명에서 133만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케이블TV와의 상생을 위한 이통사의 동등결합 결정은 동반성장을 해야하는 방송통신 산업 전체적인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방송·통신 융합을 새 돌파구로 생각했던 케이블 업계는 최근 정부의 인수합병 심사 보류로 '코마'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나마 이번 협정 체결로 한숨 돌린 분위기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이 이 같은 정책을 펼치자, 경쟁사들도 케이블TV와 동등결합 상품 출시 검토를 하는 등 밥그릇 싸움만 해오던 이통업계가 산업 동반 성장을 위한 건전한 경쟁에 뛰어들어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KT는 최근 케이블 업계에 동동결합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으며, SK텔레콤과 케이블TV가 추진하는 동등결합과 비슷한 상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경쟁사들이 동등결합에 동참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통신 시장에서 절반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산술적으로 케이블 가입자 절반은 동등결합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셈"이라며 "고객들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경쟁사들도 동등결합 움직임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홈쇼핑 방송 매출 증가세가 더뎌지면서 홈쇼핑 수수료도 둔화된 것은 물론, 무엇보다 IPTV로의 가입자 이탈로 케이블 업계는 갈수록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을 타파하고 시장의 활성화를 이루기 위한 방법은 오직 동등결합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동등결합 상품이 지속적인 실효성을 거두려면 정부의 꾸준한 모니터링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 업계의 가입자 정보가 통신사에게로 넘어가 역마케팅이 되는 부작용 등 동등결합으로 인한 불협화음이 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의 IPTV 태생과 성장에 있어 케이블TV와의 콘텐츠 경쟁체제를 통해 관련 시장이 활성화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케이블업계가 줄도산 할 경우 방송 시장은 더욱 과점체제로 변할 수 밖에 없는 만큼 KT와 LGU+의 건전한 경쟁 움직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