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파 톰 휠러 FCC 위원장 사임 표명콘텐츠 제작자에게 '이용료' 부가 수혜 예상국내 정책, 미국 영향 크게 받아…"상황 예의주시 중"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연합뉴스

     

    최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망 중립성' 정책이 폐지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를 꾸준히 모니터링 중인 국내 이통사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완연한 모습이다.  

    그동안 국내 이통사들은 미국의 영향을 받아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모든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하는 '망 중립성' 정책을 유지해 왔는데, 이 기준이 폐지될 경우 국내도 이통사가 콘텐츠사업자에게 별도의 대가를 받고 특정 콘텐츠의 전송속도를 빠르게 해 수익성 증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현지에선 오바마 행정부가 그간 유지해온 '망 중립성' 정책이 위기를 맞을 것이란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망 중립성' 정책 위기의 근거로 톰 휠러 FCC(미국 연방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내년 1월 20일 사임을 이유로 꼽았다. 톰 휠러 위원장은 그간 망 중립성 정책을 유지해온 인물이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반대해온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그는 대통령 공식 취임날 사임을 결정한 것이다.

    그간 오바마 행정부는 망 중립성 정책을 내세워 구글, 페이스북 등 현지 ICT 업체들을 육성해왔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보수적 시장경제체제를 옹호하며 그간 망을 이용하며 데이터 이용료를 내지 않은 콘텐츠 사업자들을 눈에 가시처럼 여겨왔다.

    더불어 톰 휠러 위원장이 사퇴를 결정한 데는 트럼프 당선자가 망 중립성 반대론자들을 FCC 인수위원회 정책 자문으로 연이어 임명한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단 분석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 본사를 두고 그간 망 중립성을 지지해온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콘텐츠 사업자들은 '노심초사'하며 본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망 중립성 정책이 사라진다면, 본인들의 서비스 전송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통사들에게 높은 서비스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이통사들은 웃음꽃이 완연한 모습이다. 망 중립성 완화로 인터넷속도 차별이 허용되면, 이통사들은 앉아서 이득을 볼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 한국의 망 중립성 정책도 미국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간 한국 방송통신위원회는 FCC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국내 방송통신 정책들을 세우는데 있어 미국 망 중립성 정책을 참고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이에따라 국내 이통사들도 미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미국 '망 중립성' 유지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본격적 ICT 시대에 접어들면서 동영상 콘텐츠의 소비량이 증가, 통신사들의 망투자 비용부담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만약 망 중립성이 폐지된다면, 망투자 비용부담이 조금은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이통사들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늘어나면서 망 과부하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 왔다"며 "정부는 이제 거대공룡으로 거듭난 네이버, 카카오 등 콘텐츠 제작자만을 위한 망 중립성 정책을 유지하기 보단 산업 전체가 살 수 있는 정책 설립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