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 파업·폭스바겐 서류 조작 등 악재 많아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 등 기술 개발 '착착'
  • ▲ 자료사진.ⓒ연합뉴스
    ▲ 자료사진.ⓒ연합뉴스

     

    올해 자동차 업계는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판매절벽, 폭스바겐의 자동차 인증 서류 조작, 경유차의 미세먼지 주범 낙인, 국산차 파업 장기화 등 악재와 비주류의 반란을 일으킨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질주, 수입차 시장 왕좌의 교체,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 본격화, 커넥티드카 등 전장 분야 개발 확산 등 시장을 들썩이게 하는 소식이 이어졌다.


    21일 뉴데일리경제는 2016년 한해를 뒤흔든 자동차 업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개소세 인하 부활 그리고 일몰


    연초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는 단연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부활이다. 지난해 말 종료됐던 정책이 불과 한 달 만에 부활하면서 자동차 업계는 환영과 함께 곤란한 상황을 겪어야 했다.


    정부가 2월에 종료됐던 개소세 인하를 부활시키면서 1월 판매분도 소급적용하겠다고 발표하자, 소비자들이 환급을 요구한 것이다. 수입차 회사들은 이미 1월 판매분에 자체적인 개소세 지원 혜택을 제공한만큼 환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일관되지 못한 정책이 부른 혼란으로 해당 수입차 회사들은 이중으로 개소세 인하분을 환급해주는 피해를 봐야 했다.


    그래도 개소세 인하 정책은 호재답게 상반기 자동차 시장을 지탱해주며 내수 판매를 이끌었다. 다만 6월 일몰과 함께 찾아온 '판매절벽'은 예상 이상으로 컸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던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주춤했다.  


    ◇폭스바겐 서류 조작과 후폭풍


    폭스바겐은 지난해 '디젤 게이트'를 시작으로 올해 자동차 인증 서류 조작까지 1년 내내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디젤 게이트는 리콜 계획안조차 환경부를 통과하지 못하며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줬고, 연이어 터진 대규모 자동차 인증 서류 조작으로 사실상 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대규모 자동차 인증 서류 조작이 준 후폭풍은 컸다.

     

    환경부는 지난 8월 국내에 판매된 아우디와 폭스바겐 차량 32종(80개 모델) 8만3000여대에 대해 인증 취소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에 따른 12만6000대를 더하면 20만9000대의 인증이 취소된 것이다.


    그 결과 폭스바겐은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1만3178대를 판매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60.2% 감소한 수치다. 아우디도 44.4% 줄어든 1만6482대 밖에 판매하지 못했다.


    폭스바겐의 서류 조작은 다른 수입차 회사에도 영향을 줬다. 환경부는 다른 브랜드에 대해서도 서류 조작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펼쳤고, 일부 차종에서 서류 조작이 일부 드러나기도 했다.


    또 환경부가 재발 방지를 위해 인증 심사를 강화하면서 수입차 회사들의 신차 출시 일정이 지연 또는 보류되기도 했다.

    ◇클린 디젤→더티 디젤

    올해 자동차 시장의 빅 이슈 중 하나는 '더티 디젤'이다. 그간 '클린 디젤'로 불리며 급속도로 성장한 경유차가 한순간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사건이다.


    경유차는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고연비, 고출력으로 소비자를 유혹해 왔다. 정부 역시 클린 디젤이라 홍보하며 경유차 판매에 일조했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경유차 비중은 68.8%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NOx) 감소에 나서면서 이를 배출하는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원인으로 꼽혔다.


    이후 경유차 퇴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경유차 판매량은 급감했다. 실제로 경유차를 중심으로 고속 성장을 이어온 수입차 시장의 피해가 컸다. 지난 11월까지 수입차 판매량은 20만5162대 중 경유차 비중은 59.5%로 감소했다. 푸조를 비롯해 디젤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해 온 업체들은 판매량 급감 등 된서리를 맞았다.


    수입차 업계는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디젤 엔진의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 만큼 미세먼지 대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경유차에 대한 인식 악화는 막지 못했다.

  • ▲ 자료사진.ⓒ뉴데일리
    ▲ 자료사진.ⓒ뉴데일리


    ◇현대·기아차 등 車 노조 사상 최대 규모 파업


    완성차 업계의 파업은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해는 손실 규모가 사상 최대에 달했다.


    현대차 노조는 전면파업 1회를 포함해 총 24회의 파업을 벌였고 기아차는 23회, 한국지엠은 14회 파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3사는 대규모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현대차가 추정한 파업 손실은 14만2000여대, 3조10000억원에 달한다. 기아차도 11만3000여대, 2조20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각 사의 역대 최대 파업 손실 규모다.


    한국지엠도 올해 14차례 1만5000여대의 생산 차질을 입었다. 올 뉴 말리부 출시로 신차 효과가 한창인 시기에 벌어진 파업이어서 타격이 컸다.


    여기에 자동차 시장 1~3위 업체의 파업은 지역 경제는 물론 수출에도 차질을 줘 국가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현대차 내부 고발이 부른 품질 논란


    올해 현대차는 안팎으로 쓴맛을 봐야 했다. 특히 성장의 기반이 된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을 뒤흔드는 내부고발 사건이 큰 논란이 됐다.


    현대차에서 25년간 근무한 부장급 직원이 현대차가 각종 결함을 은폐하고 있다고 폭로한 것이다.


    이 직원은 현대차의 세타II 엔진 결함과 관련해 현대차가 미국에서만 리콜하고 국내는 이를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측은 "해당 사안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청정도 문제 때문에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국내와 관계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해당 직원은 무단으로 자료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이 밖에도 현대차는 국토부로부터 싼타페 조수석 에어백 결함 은폐와 관련해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연합뉴스


    ◇'트럼프 리스크', 관세 부활 후폭풍 우려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업계에 예상치 못했던 걱정거리가 생겼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시절 한미 FTA 재협상,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파기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보호무역주의 성향의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현재 한미FTA로 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이 적용되고 있다. 올해 미국 수출물량은 지난 10월 기준 누적 75만9053대다.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이 미국으로 차량을 수출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산 수입 차량 역시 무관세가 적용된다. 따라서 포드, 크라이슬러, 캐딜락, 쉐보레 등 미국 브랜드는 물론 혼다·닛산 등 일본차 브랜드의 일부 모델도 악재를 우려하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NAFTA를 염두에 두고 멕시코 공장 운영 계획을 짜온 만큼 미국의 동태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 생산량의 20%만 현지에서 소비하고 나머지 80%는 미국 등에 수출할 계획이었다.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 본격화


    올해는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본격화된 해다.


    벤츠, BMW는 물론 포드, GM, 토요타, 닛산, 폭스바겐,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은 먼 미래로 느껴졌던 자율주행차 기술이 가까운 미래임을 보여주며 단계별 기술 상용화 전략을 앞다퉈 발표했다.


    특히 선두업체의 경우 2021년 완전자율주행차 양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차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국토부로부터 자율주행 면허를 획득한 바 있다. 2017 CES에서는 아이오닉 시험차량을 이용해 완전자율주행 수준의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맞춰 현대모비스 역시 국내 자동차 부품사 최초로 2016 CES에서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선보이는 등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3단계 수준인 부분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자동차, 토요타, GM, BMW, 폭스바겐, 볼보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 12곳과 퀄컴, 에릭슨, 우버 등 27개 회사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컨소시엄을 통해 자율주행차 안전 문제 등 국제표준을 마련 논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커넥티드카 개발 필수, 차 업계 글로벌 '합종연횡'


    미래차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그 중심이 될 전장 분야 개발도 확산됐다.


    올해는 완성차 업체는 물론 IT·통신 업체까지 관련 기술에 동참하면서 커넥티드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ICT 업체의 합종연횡이 이어졌다.


    현대차는 네트워크장비업체 시스코와 커넥티드카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고 쌍용차는 모기업 마힌드라의 자회사 테크 마힌드라, LG유플러스와 손잡았다.


    해외에서는 BMW가 인텔·바이두 등과 MOU를 맺었고, 폭스바겐은 LG전자와, 토요타는 마이크로소프트, PSA그룹은 IMB과 기술 개발에 나섰다.


    최근에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장기 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차량 인포테인먼트 업계의 강자인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하며 자동차 전장 분야 진출을 본격화했다.

  • ▲ SM6.ⓒ르노삼성
    ▲ SM6.ⓒ르노삼성


    ◇한국지엠·르노삼성의 '역습'

    올해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향한 한국지엠·르노삼성의 공세가 매서웠다.


    먼저 포문을 연 르노삼성은 SM6 출시를 통해 중형 세단 시장을 부활시켜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 하반기 선보인 QM6마저 인기를 끌며 SUV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한국지엠 역시 올 뉴 말리부를 출시하며 중형차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더 넥스트 스파크 판매가 급증하면서 기아차의 모닝을 누르고 경차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달 기준 한국지엠은 내수 시장에서 16만1962대, 르노삼성은 9만7023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6%, 39% 성장한 수치다.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를 앞세운 쌍용차 역시 5.1% 늘어난 9만2854대를 판매했다.


    ◇신형 E클래스 앞세운 벤츠의 수입차 왕좌 탈환


    수입차 시장에서는 벤츠의 질주가 눈부셨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5만718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6%나 증가한 수치다. 2009년 이후 7년 만에 BMW를 앞지른 것이다.


    BMW는 지난 11월까지 0.1% 감소한 4만2625대를 팔았다.


    벤츠의 인기는 신형 E클래스와 SUV 라인업 흥행에 성공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누적 판매 기준 베스트셀링카 1위는 BMW의 520d지만, 벤츠 E클래스가 2·4·9위에 오르며 상위권에 다수 포진됐다.


    또 벤츠코리아는 적극적으로 SUV 시장을 공략했다. 벤츠 SUV 판매는 11월 기준 826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3.66%나 성장했다. 라인업도 GLE 쿠페, GLS 등을 추가하며 한층 화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