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가운데 '경제 성장' 견인"'갤노트7' 단종부터 SKT 'M&A' 무산까지…주력업종 경쟁 치열"
  • ▲ 화제가 된 삼성전자 MWC2016 갤럭시S7 언팩 행사장 모습. ⓒ삼성전자
    ▲ 화제가 된 삼성전자 MWC2016 갤럭시S7 언팩 행사장 모습. ⓒ삼성전자


    2016년 국내 ICT업계는 글로벌 장기 불황과 내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 등 굵직한 정치이슈가 기업의 경영활동을 옥죄며 시름은 깊어졌다. 

    주력 업종에 대한 경쟁은 날로 치열해졌고, 미래 기술에 대한 연구와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ICT업계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력한 원동력을 바탕으로 국내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며 변화와 도약에 집중했다. 올 한해 국내 ICT업계에 불어닥친 변화를 10대 뉴스로 정리해봤다.

    ◆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한국 경제 '적신호'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두 달만에 단종되며 한국경제는 불황에 빠졌다. 직접 당사자인 삼성전자는 7조원 이상의 손실을 봐야했고 브랜드 가치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는 사고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여파는 이어질 전망이다.

    갤노트7의 글로벌 교환율이 90%를 훌쩍 넘기며 신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안정성이 확보된 신제품을 앞세워 스마트폰 글로벌 1위 위상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방송통신 융합 흐름 속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

    글로벌 방송통신 융합 흐름 속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무산됐다. SK텔레콤은 미디어시장에 5년간 5조원을 투자해 미디어 융합서비스 활성화를 다짐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인수합병으로 인해 경쟁제한이 있을 수 있다며 합병을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가 케이블TV 1위사업자를 인수할 경우 거대한 독점 사업자가 탄생할 수 있다며 7개월여 동안 SK텔레콤과 치열한 여론전쟁을 벌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유료방송발전방안'을 통해 향후 케이블TV 경쟁력을 보완할 정책 방향을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다.

    ◆알파고로 시작된 '인공지능' 열풍…산업계 전반으로 확대

    올해 3월 치뤄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국내를 넘어 전세계 산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다. 국내에서는 전자업계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열공에 빠졌고 VR·AR, 자율주행차 등 미래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은 본격화됐다.

    국내 전자업체들은 인수합병과 연구개발을 확대하는 등 미래기술 확보에 적극 나섰고, 다양한 산업군에 기술이 접목되며 4차 산업혁명을 앞당겼다. 업계에서는 내년을 인공지능 원년의 해로 인식하고 집중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포트폴리오 변화 기대

    국내 재계 1위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나섰다. 2008년 이건희 회장 퇴진 후 8년만에 오너 일가가 민·형사상 책임을 지며 국내 전자업계의 포트폴리오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이 부회장은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갤노트7 사태와 최순실 게이트로 위기에 빠진 삼성의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이 부회장이 격영 전면에 나서며 삼성전자에 일어날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통법, 내년 9월까지의 일몰기간 다 채울 전망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정혼란으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법안들이 최근 국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회부되지 못하면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내년 9월까지의 일몰기간을 다 채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의 파격적 할인 마케팅을 꿈꿔왔던 소비자들과 통제된 보조금으로 개점휴업 상태의 휴대폰 유통업체들은 앞으로 1년여의 시간을 더 버텨야 한다는 생각에 그저 한숨만 내쉬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단통법 효과로 2014년에 비해 지난해 마케팅비 1조원을 줄인 이통사들은 내년까지도 마케팅비 지출이 줄 것으로 보여 수혜가 예상된다. 어떤 방식으로든 단통법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해 이통사 간 요금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전장부품, 핵심 '미래먹거리'로 급부상  

    국내 전자업계는 자동차 전장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을 보였다. 9조4000억원을 투입한 삼성전자의 통큰 행보와 LG전자의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감을 높였다. 자동차 전장부품이 국내 전자업계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다.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를 투자해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는 단숨에 전장사업분야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했다. 삼성전자는 계열사간 협력 관계를 강화해 전장부품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부품 사업을 꾸준히 키워온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넘어 핵심부품에 대한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와의 연이은 부품 공급 체결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가성비 높은 중저가폰 전성시대 

    단통법으로 인해 지원금이 평준화 되면서 프리미엄폰과 동급 사양을 보유함은 물론, 가격이 저렴한 '중저가폰'에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한 해다. 특히 SK텔레콤이 TG앤컴퍼니와 손잡고 내놓은 '루나'폰은 현재 누적판매량 12만대를 돌파하며, '중저가폰 전성시대'를 이끌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이같은 흐름 속 '루나' 외 SKT 단독제품인 삼성 '갤럭시A8', KT 단독제품인 삼성 '갤럭시J7' 등 중저가폰에 대한 관심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등 부품사업 '승승장구'

    부품 사업의 호황은 국내 전자업계의 실적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부품사업인 반도체 사업의 경우 D램, 3D 낸드플래시의 폭발적인 수요로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견인했다. 전세계 시장의 98%를 점유하고 있는 중소형 OLED 사업도 수급이 개선되며 힘을 보탰다.

    LG전자는 태양광,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사업이 궤도에 오르며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특히 연간 800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태양광 사업은 미래먹거리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또 모터·컴프레서 등 핵심 부품에 대한 외부 판매를 확대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프리미엄이 대세, '세탁기-냉장고' 초고가 시대 돌입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글로벌 가전시장에서도 국내 전자업계는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TV와 생활가전 모두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확대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북미시장에 대한 생활가전 판매와 B2B 사업 및 온라인 유통 판매가 확대되며 영향력을 넓혔다.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호조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사상 최초로 1조 영업이익을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고 초프리미엄가전 LG시그니처는 예상을 넘어서는 호조를 기록했다. 국내 전자업계는 선진 기술력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과 B2B, 빌트인 시장을 적극 공략해 새로운 수요 창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보호무역주의' 강화…전자업계 '비상등'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며 국내 전자업계도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세계 무역질서를 뒤흔드는 과감한 정책들이 쏟아지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전자업계엔 비상등이 켜졌다.

    이미 세탁기 반덤핑과 같은 부정적 정책이 쏟아지며 가격 경쟁력은 큰 타격을 입었다. 트럼프가 아시아-태평양 무역협정,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반이민 정책 등을 예고한 이상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