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채권단 해운 정상화에 안간힘2017년 해운산업에 4조2000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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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국내 해운업계가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물동량 하락 영향으로 실적악화가 전망되고, 사업환경마저 비우호적이기 때문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7년에도 한국 해운업계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해운시장의 공급과잉 상황에서 해운동맹이 재편되고, 파나마운하 확장개통으로 대형선박을 가진 해운사들이 동남아시아로 진출해 국내 중소형 선사까지 압박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 부진한 업황이 겹치면서 올해보다 더욱 어려워질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하지만 이미 올해를 최악의 한 해로 보낸 만큼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기대감도 공존하고 있다. 당장 SM상선은 내년 3월 출범을 앞두고 있고, 현대상선은 2M과 본격적인 전략협의를 시작한다. 정부와 채권단 측에서도 2017년 해운산업에 자금을 추가 투입하는 등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

◇정부, 2017년 해운산업에 4조2000억 지원

일단 정부는 무너진 해운업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당장 내년에 정부는 4조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6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관 아래 제8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오는 2017년부터 국내 해운업에 4조2000억원의 금융을 추가 지원할 것을 재차 확인했다. 지난 10월 31일 발표한 '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이어 두번째 공표한 셈이다. 

지원규모를 살펴보면 △1조원 규모의 한국선박회사 설립(1조3000억원 → 2조6000억원) 및 지원 대상 확대 △글로벌 해양 펀드 1조원(2020년까지) 조성 △캠코의 중고선박 매입 후 재임대(S&LB) 규모 확대(1조원→1조9000억원) 등이다.

선박 신조 프로그램은 현대상선의 선박교체 및 선대 확충을 위해 정부가 구성하는 선박펀드이다. 정부는 초대형·고효율 컨테이너선 신조에 지원을 집중하며 벌크선·탱커 등 기타 선박과 항만터미널 등 자산 구매에도 이를 활용키로 했다.

또 정부는 산업은행 주관으로 금융기관과 선박신조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연내에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선박 신조 발주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양보증보험도 일반금융기관과 담보여부 협의를 통해 2017년부터 담보기관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캠코 등 관계기관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내년 2월 선박 인수를 목표로 움직인다.

이같은 정부 지원 방안에 대해 해운업계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현대상선은 해외 영업조직을 확충해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고 합리적인 운임과 운송서비스를 보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에서 3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아 미국의 롱비치와 스페인의 알헤시라스 등 해외 주요 거점 터미널의 지분을 인수해 하역비용을 낮출 예정이다. 

또 현대상선은 해운동맹 가입에 의존하기 보다는 화주들에게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 2M과 본격적인 전략협의를 시작하고,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한진해운의 알짜인 미주-아시아 노선을 흡수한 SM상선도 내년 3월 출범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SM그룹은 내년 1월 신규 컨테이너선사를 부산에 설립하고 종합해운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 "100만TEU급 이상 대형 선박으로 재도약 대비해야"

이처럼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운업계는 기본을 확충하고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해운업계 불황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업종이 회복 기회를 모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대형선박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국적선사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형 선박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가지고 있는 선박들로만 세계 5위로 진입하기에는 역부족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선주협회 조봉기 상무도 한국 해운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1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글로벌 초대형 선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선복량 100만TEU급이어야 글로벌 치킨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게 조 상무의 견해다. 

조 상무는 "해외 대형 해운사와의 경쟁(치킨게임)에서 전략이 가장 잘 먹힌 나라가 한국"이라며 "초대형 국영 컨테이너 선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