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성남FC를 극적으로 누르고 1부리그에 복귀한 강원FC를 바라보는 강원랜드의 마음이 편하질 않다.

    지역연고 기업으로 꾸준히 지원을 해왔던 터라 반가운 마음이야 그지 없지만 후원금 요구액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FC는 예전 1부리그 시절 강원랜드로부터 지원받았던 40억원의 후원금은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승격에 따른 추가지원금을 더해 최대 80억원 가량의 후원금을 예상했다.

    물론 사전 강원랜드와의 조율을 거치지 않은 나름의 장밋빛 환상이었다. 일부 언론을 통해 80억 지원설이 흘러나오자 강원랜드의 입장이 난감해졌다.

    곧바로 이사회를 통해 금액을 상향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강원랜드는 고심끝에 우선 전년과 같은 20억 지원을 결정했다.

    공기업 특성상 한꺼번에 뭉칫돈을 지원하기도 어렵고 이사회 의견 수렴도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난감해진 강원FC관계자는 “강원랜드와는 추후 이사회에서 예산증액에 관해 논의하기로 입장을 정했다”라며 “부족한 예산은 일단 강원도청에서도 추가적인 지원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한발 물러섰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조태령 강원FC대표는 1부리그 승격이 확정되자 마자 정조국 이근호 등의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기세를 올렸다.

    강원FC는 지난해 86억원의 편성 예산 중 60억원을 집행했으며 이중 30억원 가량이 선수단 운영비 쓰였다.

    같은 시민구단인 성남FC의 2015년 예산 150억원의 40%에 불과한 수준이다.

    축구관계자에 따르면 강원FC가 영입한 정조국 이근호 선수의 연봉만도 각각 10억, 8억원대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포항출신의 문창진과 외국인 선수의 몸값까지 더해지면 주축 선수의 연봉만 지난해 전체 선수단 몸값을 웃돈다.

    프로축구 구단 관계자는 “강원랜드가 지난해와 같은 예산으로 구단을 운영한다면 6개월 밖에 버틸 수 없을 것”이라며 의아해 하고 있다.


    덩달아 여론에 회자된 강원랜드는 난처한 모양새다.

    이사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실정이다. 강원랜드 이사회는 한국광해관리공단 (36.27% ), 강원개발공사 ( 6.11%), 강원도청, 정선, 태백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작 후원금을 지원하면서도 '짠돌이'라는 불편한 얘기를 들어야 했던 강원랜드의 결정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