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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포켓몬스터, 도라에몽, 터닝메카드까지. 어린이 음료 시장에 캐릭터 경쟁이 치열하다.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아이돌이나 배우 등 인기 스타 못지 않은 몸값을 자랑하지만 선호도가 높아 대부분의 음료 업체들이 앞다퉈 인기 캐릭터를 모델로 쓰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어린이 음료 시장 1위인 팔도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어린이 음료로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 업체들은 모두 캐릭터 사용과 관련한 로열티 금액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출액의 3~5% 내외 수준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에 따라, 활용되는 제품군에 따라 로열티는 천차만별"이라면서 "각 업체마다 캐릭터 판권을 가진 회사들과 세부 내용을 합의해 계약하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를 지불하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대부분 매출의 3% 내외이며 1~5% 사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뽀로로가 한창 뽀통령으로 불리며 인기가 치솟았을때는 로열티가 업계 최고 수준이었고 최근에는 포켓몬과 터닝메카드 등의 로열티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캐릭터도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그때 그때 인기에 따라 로열티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비싼 로열티에도 불구하고 음료 업체가 인기 캐릭터를 포기하지 않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어린이 음료의 경우 부모가 직접 구매하기 보다 아이들이 직접 고를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쉽게 제품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이 꺼려하는 채소 주스나 홍삼 음료도 친근한 캐릭터를 통해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주부 전미선 씨(가명, 42세)는 "아이들과 함께 장을 보러 가면 간식이나 음료수 1~2개 정도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직접 고르도록 선택할 기회를 준다"면서 "대부분 본인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제품을 산다"고 말했다.
어린이 음료 업계 관계자는 "익숙하고 친숙한 것에 대해서는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낯설고 처음 접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보이는 정도가 어른에 비해 아이들이 훨씬 크다"면서 "아이들은 맛이나 제조업체를 따지기보다 본인이 친근하고 좋아하는 캐릭터 제품을 고르기 때문에 어린이 음료 시장에서 캐릭터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전했다. -
최근에는 '도라에몽'을 좋아하는 탤런트 심형탁과 같은 키덜트(kid+adult)족이 늘면서 어린이 음료뿐만 아니라 일반 음료에도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쉽게 볼 수 있다.
팔도는 '뽀로로' 캐릭터를 앞세워 '뽀로로 페트', '뽀로로 홍삼쏙쏙', '뽀로로 비타플러스' 등 총 5종의 뽀로로 음료를 내놓고 시장을 선점했다. 최근에는 초코 캔음료 '뽀롱뽀롱 초코롱'을 출시했으며 지난 2014년에는 뽀로로 음료 페트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받았다.
팔도 관계자는 "뽀로로 캐릭터 제품군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어린이 음료시장의 선도 업체로써 제품의 품질강화 및 안전성 확보에도 지속적으로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일본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을 활용해 '우리아이 홍삼', '사과에몽', '밀키에몽' 등 어린이 음료와 '초코에몽', '딸기에몽', '커피에몽' 등 총 9종의 캐릭터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5년 7월 '도라에몽' 이미지가 친숙하고 어린이 음료와 잘 어울린다고 판단해 제품을 출시했으며 성인들에게도 반응이 좋아 일반 음료로까지 '도라에몽' 캐릭터 사용을 확대했다. -
한국야쿠르트는 2015년 5월, 편식에 길들여진 어린이가 쉽게 채소를 섭취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어린이에게 친근한 캐릭터 '뽀로로'와 '타요'를 활용해 하루야채 키즈 음료를 선보였다.
동원F&B는 2012년 5월에 '꼬마버스 타요'를 활용한 어린이홍삼액을, 2015년 4월에는 '그라미의 서커스쇼'와 제휴한 어린이 홍삼액 등 총 5종의 캐릭터 음료를 내놨다.
동원F&B 측은 "홍삼액을 쓰고 맛없는 음료라고 여기는 어린이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캐릭터를 활용했다"며 "맛에서도 꿀이나 과즙 등을 첨가해 어린이 입맛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동원F&B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니멀’ 캐릭터를 활용해 참치캔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사 제품의 특징에 부합하는 캐릭터가 있으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일동후디스는 지난해 11월 '포켓몬 우유' 2종을 선보이고 출시 1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청소년까지를 주 소비층으로 하는 '가공우유'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포켓몬우유는 초, 중,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현재 추가 생산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01년 5월 자체 캐릭터 '히야' 어린이 음료를 출시한 이후 지난해 12월말에는 '포켓몬' 음료 2종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퓨어플러스는 '터닝메카드', 금강B&F는 '헬로카봇'을 활용한 어린이 음료를 출시했으며 정관장은 자체 캐릭터인 '홍이장군'을 내세워 다양한 어린이 홍삼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링크아즈텍 자료에 따르면 국내 어린이 음료 시장은 지난 2013년 580억원에서 2014년 690억원, 2015년 780억원, 2016년 800억원으로 4년만에 약 38% 성장했다. 팔도가 40.8%로 시장 1위를 점하고 있으며 정관장(18.1%), 해태htb(전 해태음료, 9.3%), 웅진식품(7.5%)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