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재 육성 방향 재설계 필요 공급자 중심 교육, 진정한 불평등 해소 등 고민해야
  • ▲ 학교 부적응 등으로 인해 초·중·고교생 수만명이 학업을 중단하고 있다. 학업 중단 등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교육불평등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 학교 부적응 등으로 인해 초·중·고교생 수만명이 학업을 중단하고 있다. 학업 중단 등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교육불평등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입시 위주 교육·학업 스트레스 심화·사교육 의존 현상 등 인재 육성에 앞장서야 할 학교 현장이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매년 학업 부적응으로 수만명의 학생이 학교를 떠나고 있고 '대학 진학'만을 강조하는 교육 풍토에 공교육보다 사교육에 의존도를 높인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공급자 중심의 교육 시스템으로 정작 수요자를 위한 교육이 외면되면서 갈등과 싸움부터 가르친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2015학년도 학업중단 현황조사’에 따르면 학업을 중단한 초·중·고교 학생은 2015년 4만7070명으로 2010년 7만6589명, 2011년 7만4365명, 2012년 6만8188명, 2013년 6만568명, 2014년 5만1906명 등 매년 감소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학생 수만명이 여전히 학업 중단을 선택, 질병·해외출국 등을 제외한 학교 부적응을 이유로 학교를 떠나는 비율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부적응으로 학업을 중단을 선택한 초등학생은 2733명, 중학생 4376명, 고교생 1만7850명으로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급증했다.

    대학 입학과 관련해 상위권 진학만을 요구하는 교육으로 인해, 정작 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들이 학업 등에 따른 부적응으로 학교 현장을 떠나는 교육불평등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가구 소득에 따른 불평등도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5년 초·중·고교 사교육비 조사' 자료를 보면 월 700만원 이상 소득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82.8%, 월평균 42만원을 교육비로 지출했다. 반면 100만원 미만은 32.1%으로 6만6천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2인 이상 도시근로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은 월 평균 22만6576원으로, 전년 동기 21만4492원보다 늘었다.

    공교육에만 의존한다면 소위 명문 대학 진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인식에, 사교육 의존은 심화됐고 대입 결과에서는 일반고 출신 비중은 감소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실시된 서울대학교 2017학년도 수시모집 결과 일반고 출신 합격자는 49%로 전년도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과학고, 영재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출신의 비율은 모두 상승하면서 특목고 강세 현상을 보였다.

  • ▲ 수요자 중심의 교육 정책 설계로 맞춤형 프로그램 구성, 공교육 확대, 입시 위주 교육 탈피 등 학교 현장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교육계에서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수요자 중심의 교육 정책 설계로 맞춤형 프로그램 구성, 공교육 확대, 입시 위주 교육 탈피 등 학교 현장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교육계에서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불평등은 학생을 위한 지식 전달보다 경쟁을 조장하고, 경제적 어려움 또는 부적응 등으로 인해 교육 사각지대만 넓힐 뿐이다.

    조형곤 21세기미래교육연합 대표는 13일 "학교 밖 청소년이 28만명에 이른다는 보고서가 있다. 우리 정부는 초·중·고교생의 교육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 1인당 공교육비가 8백만원을 넘어섰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하지만 사각지대 아이들이 많다. 정작 공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에 대한 지원이 없고, 교육 소외 등을 개선하기 위해선 공급자 중심 교육이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교육부는 예산을 17개 시·도교육청에 내려 보내고, 교육청 각 학교에 배분한다. 학교에서는 인성교육, 창의교육, 직업교육 등은 설명하지 않고 무상교육만 말한다. 학생이 학교에 오지 않아도 예산을 준다. 이제는 학생를 선택하는 학교에 투자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부적응 등으로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을 위해 교육부는 위기학생 숙려기회, 대안학교, 학업 중단 예방 집중지원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학업 부진, 학업 기피 등으로 교육 참여 기회 자체를 포기하는 것보다 대안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서야 이러한 방안이 등장했고, 교육불평등에 따른 소외 학생들을 모두 지원하기는 부족하다. 특히 미인가 대안학교, 고액 학비 적용, 프로그램 부족 등의 문제는 해결해야할 사항이다.

    2014년 기준 대안교육 시설은 170곳으로 서울·경기·인천에 절반 이상인 90곳으로 나타났다. 연간 학비 1천만원이 넘는 시설은 38곳으로 2천7백여명이 다니고 있었다.

    미인가 대안학교의 경우 학력 인정을 받기 위해선 학생 스스로 검정고시에 응시해야하며, 교육 프로그램이 아닌 가정 형편에 따라 대안학교를 선택할 가능성이 남겨져 있다.

    아예 의무교육을 받기 시작하는 시기부터 교육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세부적인 방향을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육은 학교에서 배우는 과정을 떠나 학업, 생활, 인성 등을 갖추는 것이다. 최근 정부 부처에서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다만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으로 지원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업중단 학생의 이유는 천차만별이다. 학교, 가정, 개인 등 다양하다. 개괄적으로, 단순화 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정부 예산, 행정 등의 한계로 아직까지 충분한 지원은 어려운 것으로 안다. 학교에서  모두 대응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교육불평등 해소를 위해선 다각도적인 접근과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교육 선택권 강화 등이 요구되고 있다.

    조형곤 대표는 "지금은 대학을 진학하더라도 취직이 어렵다. 고교를 줄이지 못해 필요 없는 과정에 학생들은 투입하는 것이다. 선택에 따라 직업교육을 먼저 받게 해주는 것이 낫다. 대학교육, 인문계 고교만 고집하지 말고 과잉교육이 되지 않도록 학생에게 선택권이 부여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외계층에 무조건 주는 것이 아니라 선택해 학생이 직접 교육을 찾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재철 교총 대변인은 "별도 교원을 선발해 학생들을 지원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소득불평등이 없도록 사회복지시스템 등과 연동될 필요가 있다. 정부 기관 및 민간 부분에서 공동으로 학교 밖에서도 불평등을 해소하는 지원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