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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설립 기준 완화에 힘입어 한국금융투자협회의 정회원수가 1년새 급증했다.
정회원이 매년 내는 회비가 주수입원인 금융투자협회 입장에서는 희소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의 정회원사는 지난해 말 기준 증권·자산운용·선물·신탁사 등 총 207개사로 전년보다 46개사, 28.6% 증가했다.
지난 2009년 증권업협회가 자산운용·선물협회와 통합하면서 설립된 금투협은 자리를 잡은 이후 최근 5년간 정회원사수가 161~164개사 수준이었으나 지난 한 해 동안에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금투협 정회원사가 급증한 것은 자산운용사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자산운용사 정회원사만 보면 지난해 말 기준 135개사로 전년보다 48개, 55.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는 업계 인수·합병(M&A) 영향으로 같은 기간 1개 줄어든 56개사로 나타났고, 선물사와 신탁사는 각각 5개, 11개로 나타났다. -
이는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사의 설립 기준을 완화하면서 신생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2015년 10월부터 금융당국의 인가정책 변경으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 진입 방식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었다.
자기자본 20억원, 전문인력 3명 이상 등 기본 요건만 갖춰 등록하면 되기 때문에 시장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1금융그룹 내 1개 자산운용사 설립만 가능했던 규제도 인수·합병(M&A)를 통해 여러개 설립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금투협 입장에서는 이같은 규제 완화로 인한 회원수 증가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올해 회비로 충당하는 협회 예산을 전년도와 똑같은 450억원으로 동결했으나, 이를 부담해야 하는 회원수는 기존보다 늘어 각 회원사의 부담이 경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회원사들의 회비 등으로 운영되는데, 한 해 전체 예산을 정하면 회원사들이 나눠 예산을 지원하는 구조다.
전체 필요한 예산 가운데 회원마다 부담해야 하는 고정 기본 회비 1000만원씩을 내고, 나머지 예산은 회원사가 자기자본(30%)과 조정영업수익(70%) 등을 감안해 지불한다. 조정영업수익은 전체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을 차감하고 판매관리비를 더한 금액을 말한다.
또 금투협 입장에서는 회원수가 늘어난 만큼 향후 수익성 기반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황영기 회장이 금융투자교육원 대관료 인상을 추진하는 등 협회 수익성을 강조해왔던 상황에서 회원수 증가는 향후 주수입원인 협회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12년 금투협은 정회원수가 160개사 수준으로 현재보다 적었으나 회비는 570억원까지 책정하기도 했다.
이후 업황 악화와 비용 경감 차원 협회비 책정 기준 조정 등을 이유로 예산이 2013년부터 400억원 초중반 수준으로 줄었다.
금투협 관계자는 "2012년 때보다는 협회비 부담이 120억원 정도 줄어든 수준"이라며 "시장 상황이 현재와 달랐고, 그때 이후로 회원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산을 줄이는 등 비용 감축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원사별 협회비는 지난해 사업 실적이 나오고 난 이후인 4월쯤 확정된다"며 "일부 증권사나 신생 자산운용사 들의 경우 실적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고정 회비를 500만원으로 경감하는 등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투협의 정회원 자격 기준은 금융투자인가업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증권·자산운용·신탁·선물사 등을 포함한다.
정회원만이 협회장 선거 등 협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투표권을 갖고 있고, 전체 회원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가장 크다.
준회원은 투자자문사 등과 같은 금융투자등록업자와 겸영금융투자업자, 특별회원은 채권평가회사, 예탁결제원 등 금융투자업 관련 업무 수행자 등으로 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