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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노조의 파업과 연말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6년만에 영업이익이 5조원대로 떨어졌다.
25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2016년 연결재무제표기준 매출액은 93조6490억원, 영업이익 5조1935억원, 당기순이익 5조71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3%, 12.1% 감소했다. 판매대수는 485만7933대에 그쳐 전년 대비 2.1% 줄었다.
이날 진행된 2016년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병철 현대차 부사장은 "지난해 파업 장기화와 신흥국 수요 둔화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했다"며 "주요시장에서는 경쟁이 심화돼 판매촉진비용이 증가해 실적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차의 매출원가는 국내 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비중 증가와 신흥국 통화 약세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81.1%(7조5960억원)를 기록했다. 또 판매관리비 중 급여는 2조7330억원으로 0.5% 감소했다. 하지만 마케팅비(8.1%), 판매보증관련비(18.5%), 경상연구비(9.7%), 기타(1.1%) 등은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와 같은 마케팅 관련 활동과 각종 R&D 투자 등을 확대했다"며 "이러한 필수불가결한 투자 활동에 더해 기말환율의 급상승으로 인한 판매보증충당금 상승이 전체 영업부문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
한편 현대차는 올해 신차 출시 등 시장 대응 능력을 키워 지난해의 부진을 털어내는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최병철 부사장은 "올해도 글로벌 시장은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연간 508만대를 판매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새로운 소형 SUV 등 신차 출시와 아이오닉, 제네시스 등 주요 전략 차종으로 고객의 니즈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성 향상과 설계 경쟁력을 높여 원가 절감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요 시장별 전략으로는 미국의 경우 미래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 계획을, 중국은 전용 신차 투입 등 경쟁력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구자영 IR담당 상무는 "미국의 경우 올해 시장 전망이 녹록지 않다"며 "승용차급 판매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등으로 대미 수출 압박도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는 투자를 늘려 장기 성장동력을 만드는 한편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역시 소형차 구매세 인하 혜택 폭이 상승함에 따라 올해 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자영 상무는 "중국은 올해 구매세 인하 폭 축소로 산업 성장률이 5% 증가에 그칠 것"이라며 "판촉 경쟁보다는 전용 신차 투입, 주력 차종 상품경쟁력 강화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고객 참여형 마케팅으로 목표 고객층 공략을 강화하고 중점 도시에서 마케팅도 보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흥시장에서는 국가별 특성을 고려한 상품고 판매 경쟁력으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구자영 상무는 "러시아는 정부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크레타, 솔라리스 신차 등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의 경우 시장에 최적화된 크레타 판매와 HB20 품질개선 등을 아중동은 신형 그랜저와 i30 등 신차 출시로 판매 동력을 강화할 계획"이며 "판매망 재정비,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