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수익성 최고의 증권사 자리는 사실상 메리츠종금증권이 차지할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이 4분기 깜짝실적으로 9년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경쟁자 NH투자증권을 역전하는데 성공한 가운데, 실적발표를 눈앞에 둔 여타 대형사들이 4분기 만에 10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25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1.7% 감소한 성적이지만 2015년에 비해 지난해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가 더 기대해볼만 하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특히 자기자본이 대형 증권사들에 비해 1조원 이상 낮은 2조2000억원대에 불과한 반면 높은 순익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4%를 기록, 2014년 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은 리테일과 트레이딩 부문에서 각각 전년대비 27.1%, 37.5% 감소한 929억원, 559억원을 벌어들였지만 기업금융은 전년대비 7.3% 증가한 3822억원, 법인영업은 4.1% 늘어난 628억원을 벌어들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업금융으로 수익을 다변화하고 있고, 캐피탈 인수 이후 성장이 자기자본 증가에 영향을 줘 사업영역을 추가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당기순익 기준 업계 2위는 자리는 NH투자증권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전년대비 10.3% 증가한 2362억원의 연결 순익을 지난해 기록한 NH투자증권은 9년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통합 이후 빠른 속도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의 호실적은 상품종류와 거래구조 다양화로 파생상품 거래규모가 증가했고, IB 업무 관련 인수주선 수수료와 기타수수료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3분기 까지 600억원대의 이익을 기록한 이후 4분기 373억원의 순이익에 그치며 메리츠종금증권에 역전을 허용하며 업계 순익 2위로 밀려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3분기 누적 순이익 1990억원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의 1964억원을 근소하게 앞서있던 NH투자증권은 동양매직 지분을 SK네트웍스에 매각하면서 300억원, 파크원 금융주선 수수료 200억원이 4분기 중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희망퇴직에 따른 1회성 비용과, 채권금리 급등으로 수익규모가 줄어들며 역전을 허용했다.
업계 순이익 기준 3위는 한국투자증권이 유력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1771억원으로 2016년 1744억원을 벌어들인 삼성증권을 이미 넘어섰다.
자산관리 및 IB 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내온 만큼 금리 급등에 따른 대규모 채권 평가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였다면 4분기에도 무난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올해부터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본격적으로 대형 IB 대열에 합류하며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지난해 3000억원이 넘는 합병 비용이 발생하며 간신히 적자를 면했고, KB증권 역시 합병으로 인한 후유증을 겪었다.
반면 올해가 사실상 통합출범 원년인 만큼 시너지를 높혀 수익성과 ROE의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