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반짝 흑자 뒤로하고 4분기 다시 적자…2016년 당기순손실 1615억여승주 대표 "ELS 손실 다 털었다" 장담에도 업계 "올 상반기까지 손실 불가피"2015년 발행 ELS 손실 아직 해결 못해…금요일 오후 '도둑공시'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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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3분기 '반짝' 흑자전환 이후 4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여승주 대표 체제로 전환 이후 3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구원투수로서 기대감을 모았지만 ELS가 발목을 잡으며 여 대표의 조직재건 목표달성은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일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16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 2015년 1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적자규모를 대폭 키운 셈이다.

    한화투자증권은 ELS 운용 손실을 대규모로 털어내는데 주력하며 지난해 상반기에만 13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2016년 대규모 적자는 이미 예견됐던 결과였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해외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ELS 헤지 운용에서 손실이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44억6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4분기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실망감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2월 전열 재정비에 나섰던 여승주 사장이 취임 약 반년만인 3분기(7~9월)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키며 '30년 한화맨'으로서의 기대감을 모았지만 4분기 다시 263억원의 적자를 내며 여전히 ELS 헤지 운용손실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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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사장은 지난해 8월 취임 기념 간담회를 통해 "ELS 손실은 이제 다 잡았으며 ELS 분야 업계 최고 수준의 인력과 시스템을 갖춰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가능해졌다"며 "손실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거래대금과 채권평가이익 감소 등으로 쉽지 않은 증권업황 속에서 거뒀던 3분기 흑자전환 소식에 여 사장의 한화투자증권 체질개선 전략이 빠른 속도로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9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것 역시 여 대표 체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나 여전히 한화투자증권은 ELS 운용손실에 발목이 잡혀있고,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까지도 자기자본 대비 과도하게 발행됐던 ELS 손실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2015년 발행된 ELS가 변동성 증가로 리스크가 커지면서 손실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변동성을 완화시켜 ELS로 인한 손실을 크게 낮췄지만 2015년에 발행된 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올해 상반기까지는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IB를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리테일 부문에서 타사 대비 수익성이 크게 떨어져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실적악화를 최대한 숨기기 위한 '도둑 공시(올빼미 공시)'도 비판을 받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잠정실적 공시 시간은 금요일 장이 끝난 오후 4시 46분으로, 2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업계와 투자자의 눈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사이 언제든지 공시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악재성 정보를 장 마감 후 내보내는 올빼미 공시라는 의심을 살 만한 결과"라며 "여 대표 취임 이후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4분기 기대감을 키웠던 상황에서 오히려 적자를 낸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