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림 지원·근거 자료 부족… 전문대교협 취업난만 강조
  • ▲ 대졸자 전문대 입학을 놓고 전문대교협이 '취업난 영향'이라고 강조하자 대학들이 명확한 자료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뉴시스
    ▲ 대졸자 전문대 입학을 놓고 전문대교협이 '취업난 영향'이라고 강조하자 대학들이 명확한 자료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뉴시스


    4년제 대학 졸업 후 전문대학을 입학한 대졸자 '유턴(U-Turn)입학' 놓고, 전문대 협의체가 다소 과장된 분석 자료를 내놓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최근 '2017학년도 전문대 입시 결과' 자료를 발표하고 대졸자 7412명이 118개교에 원서를 접수, 이중 1453명이 등록을 마무리 했다고 강조했다.

    전년도 대비 대졸자 지원·등록인원이 각각 21%,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역대 최대' 기록이라고 설명한 전문대교협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도입, 산업현장 실습제 운영 등에 따라 전문직업인양성, 높은 취업률 등이 대졸자의 전문대 유턴입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피력했다.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 관계자는 5일 "안정된 전문직업군을 찾으려는 이들이 많다. 이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이 응시한 거 같다"고 평가했다.

    전국 137개 전문대 협의체인 전문대교협의 이 같은 평가에, 일반대학들은 다소 과장된 해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전문대가 취업률이 4년제 대학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포장된 면이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건강보험 및 국세 DB연계 취업통계조사'(2015년 기준) 자료를 보면 전문대 취업률은 69.5%로 일반대학(64.4%)보다 5.1%포인트 높았다.

    반면 졸업생의 취업 후 유지 비율인 '유지취업률'의 경우 전문대가 일반대학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년 간 졸업생 유지취업률을 보면 전문대는 68.5%로 일반대학(75.6%)보다 낮아 직장을 떠나는 졸업생이 오히려 많았다.

    A대학 관계자는 "전문대 입시와 관련해 대졸자의 유턴입학을 다소 포장하는 거 같다. 중요한 것은 유지취업률이다.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7학년도 전문대 입시에서 전체 대졸 유턴입학자 중 절반 이상이 취업률이 높은 간호(42%), 보건(16%) 전공을 선택했다.

    물론 대졸자가 취업 등을 위해 개인 선택에 따라 전문대로 재입학할 수 있지만, 취업률이 높은 전공으로 쏠린 유턴입학 자체를 전체 성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바라봤다.

    B대학 측은 "전문대를 졸업한다고 모두 취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특정 학과에 한해 나타나는 재입학을 마치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설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 관계자는 "전문대 중에서 취업이 잘되는 학과가 있다. 다만 많은 대졸자가 입학하는 것이 아니다. 4년제 대학에서 졸업장을 받고 다른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데 과장하는 거 같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취업률 영향으로 유턴입학이 증가했다고 전문대교협은 풀이했지만, 실제 대졸 재입학자를 대상으로 입학 이유 등은 조사하지 않았다.

    전문대교협 측은 "올해 유턴입학자들이 (전문대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조사해보려고 한다. 조사를 한다니깐 난색을 보인 곳도 있다. 조사를 하는 것 자체가 학교에 부담이 된다. (입학은) 개인 차원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대학 졸업자는 매해 약 30만명, 전문대교협은 이중 0.5%의 재입학을 명확한 조사 없이 단순히 '취업'을 강조하며 자랑거리로 내놓은 셈이다.

    한 입시전문가는 "전문대 학과 중 일반대학보다 취업이 유리한 곳이 있다. 전체 전문대 학과를 좀 더 봐야겠지만, 모든 학과가 취업이 잘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