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의무휴업일 지정 반대 목소리 '봇물'… 연간 4000억원 피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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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이 줄어든 두타면세점. ⓒ진범용 기자
#과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던 면세점 사업이 최근 중국 당국의 금한령(限韓令) 이후 휘청거리고 있다. 면세점 매출은 금한령 시행 이후 30%가량 급감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면세 사업을 특허 사업자가 아닌 '특혜' 사업자로 바라보고 관련 법령을 제정하고 있어 상황이 심각하다. 면세점에서는 '5년 한시법'·'수수료 변경'·'유통산업발전법'을 대표적인 규제로 꼽고 있다. 면세점 업계가 직시한 대표 규제 세 가지의 문제점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면세점의 특성상 내국인 고객보다 외국인 비중이 훨씬 높아요.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면세점을 휴업한다니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수의 면세점 관계자)
면세점 사업자들은 무소속 김종훈 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법안은 유통기업의 무분별한 진출로 소상인들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어 기존의 골목상권보호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제안됐다.
문제는 면세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해당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시내 면세점은 오후 8시부터 익일 오전 9시까지, 공항 및 항만 면세점은 오후 9시 30분부터 익일 7시까지로 시간이 변경된다. 또 설날 및 추석 당일은 의무휴업일로 지정되며, 시내면세점은 매월 일요일 중 하루는 영업할 수 없다.
현재 연중무휴인 면세 기업들은 면세 사업의 특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개정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기준이 내국인 비중이 10~20%정도 밖에 되지 않고, 그마저도 해외 여행을 가는 고객들이 대다수여서 골목상권 보호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내국인 비중은 전체 15%에 그쳤다. 신라면세점은 20%, 신세계면세점 10%, 갤러리아면서점 10%, 두타면세점 10% 정도로 모두 흡사한 수준이다.
명절 당일 휴무 역시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면세점에서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일본의 경우 한국의 명절과 대부분 겹친다.
당일 휴업에 들어가게 되면 사실상 골든위크 기간을 놓칠수 밖에 없는 셈이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월 1회 휴무 및 시간 축소, 명절 휴업 등으로 인해 예상되는 피해 금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4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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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타면세점에 한산한 입구. ⓒ진범용 기자
유통산업발전법을 두고 면세점에 대한 이중규제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면세점 특허심의가 평가표를 마련하면서 관세청은 주변 상권 활성화도 점수에 포함했다.
관세청이 공개한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평가표'를 살펴보면 총 5가지 항목 중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정도'가 1000점 만점 중 150점을 차지한다.
이에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신세계면세점-남대문시장-남산'으로 이어지는 '관광 올레길'을 구축하고 사회공헌에만 2020년까지 27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두타면세점 역시 당시 영업이익의 10%인 500억원에 대한 사회환원 계획을 밝혔다.
즉 입찰 당시 주변 상권 활성화를 점수에 포함하고 다시 의무 휴업을 지정해 이중 규제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보복 이후 면세점 매출이 최대 30%가량 증발하는 등 현재 면세점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규제보단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