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 금지 여파… 4월 이후 실적 악화 우려 확산현대百·신세계 등 신규 면세점, 영업 개시일 연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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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빠져 텅 빈 제주 롯데면세점의 모습. ⓒ연합뉴스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한국 관광 금지령'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행렬이 끊겼기 때문이다.
16일 관세청에 따르면 3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조593억원으로, 전월보다 2457억원(18.8%) 감소했다.
올 들어 면세점 매출은 1월 1조1488억원, 2월 1조3050억원 등으로 증가해왔으나 피해가 현실화된 것이다.
1분기 매출 합계는 총 3조51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7376억원)보다 28.3% 증가했다.
외국인은 이용객 가운데 37.7%를 차지했다. 인당 구매액은 외국인이 496달러로, 내국인(104달러) 구매액을 크게 웃돌았다.
3월15일부터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 금지가 시행됐기 때문에 그 여파가 온전히 미치는 4월 이후에는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면세점들은 지난달 중순 이후 매출이 평소에 비해 30~4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내 면세점들은 매출의 70~80%를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매출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면세점 업계에는 내국인 고객 공략과 시장 다변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당장 중국인 관광객의 공백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업계는 △내국인 구매 한도 폐지 △면세 한도 확대 △특허주기 10년 연장 △특허수수료 일시 감면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일시 감면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관세청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신규 면세점의 영업개시일은 연기해주기로 했다. 또 면세점 매출 감소가 이어지면 특허수수료 납부기한을 연장하고 분할납부도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면세점 특허를 따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신규면세점 사업자는 당초 규정대로라면 오는 12월까지 영업을 개시해야 하지만, 개장 연기 가능성이 생겼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개장 연기를 검토하겠다"며 "상황이 계속 좋지 않은데 개장하면 업계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는 만큼 사드 부분 등을 더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일단은 예정대로 올해 내 개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당국에서 개장 연기 허용 방침을 밝힌 만큼 부담이 다소 줄었고, 더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과거 일본에 대한 중국의 보복 사례에 비춰봤을 때 내년 초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센카쿠 열도를 두고 일본과 영토분쟁을 벌였던 2012년 당시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평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11개월이 걸렸다"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내년 2월이면 기존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