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순서 바꾸기 회식 세미나 등 대학병원 풍속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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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대학병원 풍속도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지만 아직도 구태를 벗지 못하는 행태들이 곳곳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에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퇴직 교수로와 선물을 주고 받은 후배 교수 17명이 무더기로 불구속 기속됐다.

    내부 관계자의 신고로 조사를 벌인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월 정년 퇴임한 A교수가 후배들로부터 730만원 상당의 '마루망' 골프 아이언 세트와 드라이버 1개를 선물로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후배 교수 17명은 개인당 50만원씩 갹출해 두차례에 걸쳐 선물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익위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벌인 경찰은 A씨가 공직자 신분으로 퇴직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선물을 받았다는 점과 일반적인 궤를 넘는 고가라는 점에서 기소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내용에 따르면 A교수는 처음에는 김영란법 위반 소지를 의식해 선물을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김영란법은 청탁을 금지하는 법 아니냐. 후배들이 정년퇴임하는 사람에게 무슨 대가를 기대하겠느냐"는 후배 교수들의 설득 끝에 선물을 받았다.


    이외에도 권익위에 신고접수된 의료기관 사례는 또 있다. 한 공공의료기관에서는 환자 보호자가 공공의료기관 직원에게 500만원을 제공한 사건이 발생해 입건 상태로 재판판이 진행 중이다.


    김영란법 시행 직후 몸조심에 나섰던 대학병원들은 이번 사례가 알려지자 다시금 내부 단속에 나선 모습이다.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정년퇴임 교수 사은회는 물론 병원내 동호회, 의국별 모임까지 회계내역에 대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금액 이하에 한해 예외로 뒀던 법인카드 내역까지 모두 들여다 보고 있다.


    물론 김영란법 시행 이후 병원 풍속도는 꽤 변했다. 공공연했던 병원 진료순서 바꾸기나 환자들이 감사의 뜻으로 전달하던 음식물 수수 등은 대부분 사라졌다.


    과거 단체 회식이 잦았던 병원들이 김영란법 금액 상한선을 맞추기 위해 회식 횟수와 차수를 줄여나가고, 호텔이나 대형공간에서 이뤄지던 의료계 각종 세미나 금액이나 식사메뉴도 간소화되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병원들은 '첫사례'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전반적인 대학병원의 풍속도를 크게 바꾼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느슨해진 부분이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금 환기가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