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R&D 투자 지원 계획 발표초기 투자비용의 최대 50% 지급엔비디아, AI R&D 센터 설립 합의모바일‧디스플레이 거점 찍은 삼성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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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반도체 투자비의 50%를 지원한다고 밝히며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가 투자를 확정하는 등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이미 모바일, 디스플레이 생산 기지를 세우고 있는 삼성전자 또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베트남 정부는 최근 반도체‧AI(인공지능) R&D(연구개발) 프로젝트 초기 투자비용의 최대 50%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법령을 발표 했다. 투자 규모가 3조동(약 1740억원) 이상인 프로젝트 중 3년 내 1조동(약 580억원) 이상을 지출한 경우에 해당한다.베트남이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며 빅테크들도 투자를 확정하고 있다. 실제 젠슨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해 말 베트남을 방문해 AI R&D 센터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2억5000만 달러(약 37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잇따라 투자를 약정한 것이다.그간 베트남은 주변국에 비해 투자 지원 인프라가 부족해 외면을 받았다. 과거 인텔이 베트남에 33억 달러(약 4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하며 15%에 해당하는 보조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투자 지역을 폴란드로 변경한 사례 등이 해당한다.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베트남을 새로운 투자처로 검토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최대 모바일 생산 기지를 두고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전체 수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현지 최대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상반기까지 베트남에 투자한 금액만 224억 달러(약 31조원)에 달한다.특히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물량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하노이에 R&D 센터를 열었다. 또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팜민찐 베트남 총리를 직접 만나 2027년까지 베트남에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 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베트남이 새로운 반도체 생산 기지로 떠오르며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6년 106억2000만 달러에서 2023년 150억1000만 달러로 41% 증가했으며 202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1.4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에서 제한적으로 지원을 받았지만 최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투자를 육성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옮기고 있다”며 “미중 무역갈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저렴한 노동력 등의 이점으로 추후 동남아 시장에서 베트남은 반도체 생산 핵심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