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및 모바일 사용자 급증하면서 e커머스 신선식품 카테고리 매출 ↑대형마트, 상품의 질 높이고 온라인 강화해 맞대응
  • ▲ 티몬의 슈퍼마트와 홈플러스의 신선의 정석 프로모션. ⓒ각사
    ▲ 티몬의 슈퍼마트와 홈플러스의 신선의 정석 프로모션. ⓒ각사


    e커머스(전자상거래)가 생필품을 넘어 신선식품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올해부터 대형마트와 본격적인 영역 다툼이 예상된다. e커머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고, 대형마트는 상품의 질을 강조하면서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대형마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신선식품 시장에서 쿠팡, 위메프, 티몬 등 e커머스 업계가 직매입을 도입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로 위메프의 신선생은 오픈 4개월 만에 구매자 수가 5000명에서 6만7000여명으로 1221% 대폭 신장했다. 같은 기간 거래액은 1079% 신장했다. 티몬 역시 2월 대비 3월 슈퍼마트 판매량이 20% 이상 신장했다.

    e커머스 기업들이 오프라인 마트의 영역이었던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물류센터 효율화를 비롯해 냉장·냉동 설비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쿠팡의 경우 지난 2015년 농협중앙회와 업무계약을 체결하고 농협의 농산물을 직매입해 배달하는 방식이다.

    위메프는 경기도 광주시 소재 위메프 물류센터 내 660평 규모의 냉장시설은 준비했고 티몬은 지난 1월부터 냉동 차량 400여대를 도입해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신선식품을 산지에서 물류센터로 옮기고, 물퓨센터에서 각 가정으로 배달하는 과정에서 변질될 우려가 있었다. 이 때문에 전국에 오프라인 상점을 두고 있는 대형마트만이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판매가 가능한 구조였다.

    또다른 이유는 쿠팡의 로켓배송, 위메프의 원더배송, 티몬의 슈퍼마트 등 빠른 직배송 체계가 구축돼 전국 익일배송권이 가능해져 소비자들이 받아보는 시간이 단축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e커머스 신선식품 시장이 성장하는 가증 큰 요인은 가격적인 측면이다. 

    티몬에 따르면 판매하는 신선식품의 가격이 오프라인 대비 평균 10%가량 저렴하다. 특히 달걀의 경우 최대 60% 이상 가격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지니고 있다.

    이에 티몬은 슈퍼마트의 '슈퍼예약배송' 대상 지역을 위례, 분당 등 경기도 일부 지역까지 확대해 시장의 판을 키우고 있다. 냉장·냉동, 신선식품의 종류도 기존 600여종에서 1000여종으로 확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64조91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농·축·수산물의 거래액은 1조7272억원으로 아직 2.7%에 불과하다.

    그러나 매년 20% 이상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대형마트의 불안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대형마트에서 신선식품의 비중은 매출 25~30%정도의 주효 수입원이다.

  • ▲ 위메프에서 서비스하는 신성생. ⓒ위메프
    ▲ 위메프에서 서비스하는 신성생. ⓒ위메프


    대형마트는 다년간 축적된 MD(상품기획자)의 노하우와 상품의 질을 높여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을 키움과 동시에 신선식품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홈플러스의 경우 상품의 질을 높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신선의 정식' 캠페인을 론칭해 연중으로 진행한다. 

    그동안 저가경쟁과 배송경쟁에 치우쳤던 기존 유통·온라인 업체들의 마케팅·영업 전략과의 차별화를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홈플러스가 선보인 신선식품은 불필요한 포장이나 수식을 없애고 신선식품 자체에 질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일례로 수박 맛은 열어보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100% 비파괴 당도 검사를 진행하고 전문 선별사가 엄선한 것만 판매한다.

    바나나는 높은 곳에서 자랄수록 더 달기 때문에 700m 내외 고산지에서 자란 바나나를 판매하며, 양상추는 햇빛을 받으면 품온(品溫)이 올라 쉽게 무르기 때문에 새벽에 수확한 상품을 판매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신선식품 온라인 판매 강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이마트몰 전체 매출 가운데 27.2%를 신선식품으로 벌어들였다. 온라인쇼핑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가 신선식품 사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네오는 신선식품과 냉동식품을 각각 영상 8도, 영하 20도 이하로 온도를 맞춰 보관하고 배송 때는 전용 보냉박스에 담아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마트 역시 온라인 쇼핑몰 '롯데마트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벌어들인 전체 매출 가운데 신선식품 비중이 30%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고객 거주지와 가장 가까운 지역의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허브로 활용해 배송시간을 최소화하면서 오프라인 상품 경쟁력을 그대로 온라인에 활용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평균 4년 이상 장보기 노하우를 보유한 주부9단 사원들로 구성된 피커(장보기 도우미) 및 피킹 시스템을 통해 신선한 상품을 엄선해 판매한다.

    별도의 물류센터가 아닌 '전국 각 점포가 각 지역별 전용 물류센터'의 개념으로 상품을 주문한 고객의 자택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신선한 상품을 빠르게 당일 배송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다른 제품군보다 유독 제품의 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MD들의 노하우를 살린 좋은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 부분에서 대형마트는 e커머스가 가지지 못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e커머스가 대형마트를 신선식품에서 압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 이마트몰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이마트
    ▲ 이마트몰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이마트


    e커머스에서 신선식품 판매를 강화하면서 지금까지와 다른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생필품 최저가로 양측이 충돌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신선식품에서도 본격적인 점유율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1인가구 및 모바일 사용 빈도가 급격하게 늘면서 기존 강자였던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이 빠르게 쫓아오고 있다. 양측 모두 소비자 트렌드를 잡기 위한 눈치 게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